수요 급증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올해 10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황에서, TSMC-삼성전자 '2강' 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1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900억 달러(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닐 샤(Neil Shah) 부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는 유례없이 증가했다"라며 "기존 파운드리 가동률이 100%에 이르고 있어 주요 부품은 심각한 부족 현상을 겪을 위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이 22조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은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닐 샤 부사장은 "경제 냉전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과 미국 정부는 현재의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기회로 삼아 첨단 컴퓨팅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60% 가까운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삼성전자(15%), UMC(8%), 글로벌 파운드리(7%) 등이 뒤를 잇는다.
카운터포인트는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 진입하면, TSMC 및 삼성과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수정 연구원은 "인텔이 사업의 기초를 다지는 데에는 3년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TSMC, 삼성과 함께 3자 대결 구도를 형성하기 위한 충분한 기술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라며 "5G, IoT, AI, 커넥티드카 등을 비롯한 신기술은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게 된다는 점에서 뚜렷한 수요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은 수년 전 삼성의 행보를 다시 보는 것 같다. 인텔은 미국 기업들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