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법에 따라 육아휴직 종료 후 12개월이 지나 청구한 육아휴직급여 지급을 거부한 행정청 판단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첫 판단이 나왔다.
전합(주심 민유숙 대법관)은 18일 A 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상대로 낸 육아휴직급여 부지급 등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4년 10월 자녀를 출산한 A 씨는 그해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육아휴직을 했다. 이후 A 씨는 2017년 2월에 육아휴직기간에 대한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했다.
고용노동청은 고용보험법 70조 2항에서 정한 기간이 지나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고용보험법은 육아휴직급여를 받으려면 육아휴직 시작 후 1개월부터 종료 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1심은 신청기간이 지난 후에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거부처분을 한 것은 적법하다고 보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이 조항을 훈시규정으로 보고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훈시규정은 위반하더라도 행위나 절차 효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전합은 “이 조항은 육아휴직급여에 관한 법률 관계를 조속히 확정시키기 위한 강행규정”이라고 판단했다. 강행규정은 이를 위반한 행위나 절차 효력을 무효로 한다.
전합은 “고용보험법은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의 행사에 관해 이 조항에서는 신청기간을, 107조 1항에서는 육아휴직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을 규정하고 있다”며 “이 조항에서 정한 신청기간은 ‘제척기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상옥, 박정화, 민유숙, 김선수, 이흥구 대법관 등 5명은 해당 조항이 훈시규정에 해당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이 조항은 육아휴직급여 신청을 하지 않으면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환기시키고 제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1년 기간 내에 신청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의 절차적 규정”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