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0~0.25%로 유지키로 했다. 경제 회복이 가속하는 상황에서도 '제로 금리'를 유지하면서 내후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성명서에서는 팬데믹에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부문은 여전히 약하지만, ‘경제 활동과 고용 지표들이 최근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라면서 “지난 1월에는 ‘경제활동과 고용 회복 속도가 최근 몇 달간 완만했다’는 표현을 감안할 때 경기 회복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물가에 대한 평가도 지난 1월 ‘약화된 수요와 앞서 크게 낮아진 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있다’에서 이번 3월에는 ‘인플레이션은 계속 2%를 밑돌고 있다’라는 문구로 수정됐다”면서 “경제 평가를 제외하고는 지난 1월 성명서와 매우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성명서 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매 분기 발표하는 경제 전망(Projection Materials)이 지난 12월에 비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미 연준 관계자들의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다.
나 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및 실업률 전망치는 각각 6.5% 및 4.5%로 지난 12월(4.2% 및 5.0%)에 비해 상당히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면서 “지난 12월에 비해 2.3%포인트(p)나 상향 조정된 올해 성장률과 그런데도 또다시 0.1%p 상향 조정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3.3%)는 백신 보급과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발 경제 충격에서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예정보다 금리를 빨리 올릴 것으로 내다본 FOMC 위원이 작년보다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명의 FOMC 위원 중 2023년이 끝나기 전에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 위원은 지난해 12월 5명에서 이날 7명으로, 2022년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 위원 수는 지난해 12월 1명에서 이날 4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나 연구원은 “점도표 중간값은 여전히 2023년까지 0.1%로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볼 때 미 연준이 실제로 경제 회복을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매우 비둘기파적인(통화완화 선호) 스탠스를 유지할 것임을 말해준다”면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으로 보고 있으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같은 정책 변화를 위해서는 전망이 아닌 실제로 상당한 경제지표의 진전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간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한 안도감으로 상승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9.42포인트(0.58%) 상승한 3만3015.37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처음으로 3만3000선을 넘어 종가를 형성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