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결산 및 전망]⑨식음료ㆍ유통

입력 2008-12-1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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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경기침체 속 선방. 백화점 고소득층 소비감소로 고전

국제곡물가와 해상운임료 하락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로 내년 식음료 업계 전망이 비교적 밝다. 하지만 경기침체 속에 불안한 원달러 환율과 대형마트의 PB상품 강화 움직임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상승세를 지속했던 국제 곡물가와 해상운임료는 달러화 강세 및 글로벌 경기 둔화로 7월부터 하락으로 전환했다. 이런 곡물가격과 해상운임료는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과 선박 수요 감소세로 당분간 상승 전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 이경민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상승 추세지만 곡물가격 및 해상운임료 하락폭이 환율 상승폭을 상회해 음식료업체들의 원가 하락은 필연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 경기 둔화가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음식료 제품 수요 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곡물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음식료 업체들의 원가율은 높아진다.

최근 국제곡물가격은 세계경기 침체 속에 상품가격 약세와 생산량 증가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발표된 미 농무부 보고서는 국제곡물수급이 여전히 안정적임을 보여줬다.

최근 비료 사용량 감소와 남미 국가 파업에 따른 수급악화 우려감이 있었지만 소비 감소로 재고량이 증가해 재고율은 18.1%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국제 곡물가격의 안정세는 식음료업계의 원가절감 효과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수익개선에 기여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매출원가 중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업종 특성상 국제곡물가격 움직임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해상운임료(BDI) 하락 움직임 역시 식음료업계에는 큰 호재로 원가하락의 큰 요인된다. 해상운임료는 고점을 형성했던 지난 5월 곡물 수입가격의 30%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원가 부담요인이었다.

하지만 내년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선박 수요 감소세 지속으로 당분간 상승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경기 민감도가 낮은 식음료업계의 특성도 극심한 불황이 예상되는 내년에 타업종에 비해 선방할 것이라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KB투자증권 이소용 선임연구원은 “2003년 이후 경기변동과 관계없이 식료품 출하량이 일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식료품 소비는 내년 내수경기 부진에도 식료품 출하량 감소폭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제곡물가격 하락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환율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 곡물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폭이 곡물가격 하락 폭보다 클 경우 실질 곡물가격은 상승하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 김민정 애널리스트는 “식음료업계는 내년 외형 성장이 제한적이며 소비심리 역시 매우 부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환영 애널리스트는 “대형마트의 PB제품 비중이 서구 선진국들 수준으로 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브랜드와 품질에서 열세를 보이는 중소형 음식료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값싼 PB제품에 의해 더욱 크게 하락될 것”이라며 "반면 고객 충성도가 큰 대형 음식료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소폭 하락하겠지만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올 한해 극심한 경기하강 국면에서도 고소득층의 명품, 잡화 매출 등 고가품 소비에 힘입어 성장세를 구가했던 백화점업계의 내년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 디플레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소득층이 주도했던 백화점 신장세는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뒤의 소비 전망을 나타내는 소비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10월(100)보다 6포인트 떨어진 94로 외환위기 때인 1999년 1분기(9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고소득층 동향지수 역시 7~10포인트 하락하는 등 소비심리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자산가치 디플레로 고소득층 역시 한계 소비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되면서 향후 백화점업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한양증권 김승원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이 내수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훨씬 큰 만큼 백화점,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업태 내년 신장세는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원 애널리스트는 또 “정부의 금리 인하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이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지만 고용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은 구매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내수회복에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NH투자증권 홍성수 애널리스트는 “내년 유통 환경은 미래 불확실성 증가, 가계 소비여력 위축, 유통경쟁 심화, 소비 양극화 추세 지속 등의 특징을 가질 것”이라면서 “내년 소매시장은 1.3% 성장에 그치면서 올해 5.4% 성장 대비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백화점은 경기 리스크 영향으로 1.9%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업계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백화점업계 역시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내년 상반기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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