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식음료업계는 경기침체 속에 이물질 사고, 멜라민 파동 등 잇따른 악재로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이전의 블랙푸드나 차(茶)음료 등 소비자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히트 아이템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양한 전략과 타깃 마케팅,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나름대로 선방했던 제품들은 꽤 많다.
웰빙과자가 멜라민 파동 속에서 인기를 끌었고 경기 한파로 상대적으로 친숙하고 값싼 제품이 주목받았다.
◆안전먹거리ㆍ장수브랜드 인기
식품 이물질, 멜라민 파동 등 유난히 먹거리 관련 사고가 많았던 올 한해는 '안전 먹거리'를 주제로 한 제품들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다.
먹거리 파동 여파에서도 올해 예상 매출액이 400억원을 훌쩍 넘길 정도로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식품 안전 이슈로 홈베이킹 제품 역시 인기를 모았다.
CJ제일제당의 ‘호떡믹스’는 최근 복고풍 음식이 인기를 끌고 안전성을 갖춘 엄마표 수제간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문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찹쌀호떡믹스’는 10월들어 주문량이 100% 이상 신장되면서 일일 평균 3만개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올해 매출액이 8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경기 침체가 제품의 히트요인으로 작용한 경우도 있다. 경기 침체 속에 외식을 자제하고 직접 요리해 먹는 가정이 늘면서 생긴 현상이다.
샘표식품 ‘샘표 양조간장 501S’ 역시 비슷한 케이스로 11월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하며 사랑을 받았다.
최근 식음료 시장의 꾸준한 인기 컨셉으로 자리잡은 ‘웰빙 열풍’ 역시 이어졌다.
풀무원의 웰빙 두부 ‘소이데이’는 지난 7월 출시한 이후 출시 한달 만에 17만개 판매됐으며 7월 대비 11월까지의 월간 신장율은 154.6%에 달한다.
일반 두부보다 진한 농도로 만들어 더욱 부드럽고 고소한 맛과 함께 낮은 칼로리, 높은 영양으로 다이어트식, 이유식, 어린이 건강 간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불경기 속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친숙한 장수 브랜드 식품의 강세 역시 여전했다.
‘오뚜기 카레’는 사상 유례없는 최근의 경기 불황 속에서도 변함없는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9월까지 전년대비 10% 이상 성장세를 구가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올들어 11월까지 650억원이 팔렸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하반기(7~11월) 판매량이 전년대비 15% 가량 늘어 불황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브랜드 인지도와 함께 유명 스포츠 스타 마케팅을 통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김연아와 추성훈이 각각 등장한 매일유업 ‘매일우유 ESL 저지방&칼슘 우유’와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사례가 대표적이다.
가벼운 몸놀림과 튼튼한 이미지가 ‘저지방&칼슘’이란 제품 컨셉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 속에 실제 매출 역시 김연아 선수의 활약상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었다.
지난 4월에 리뉴얼 이후 일평균 10만개 판매되던 것이 5월부터 김연아 광고 시작 이후 23만개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 10월 26일 그랑프리 1차전 우승 다음날 매출은 46만개, 11월 9일 그랑프리 3차던 우승 다음날에는 48만개가 판매됐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역시 제품 자체의 브랜드 파워와 함께 이종격투기 추성훈 선수를 모델로 발탁해 인기를 끌었다.
빙그레측이 예상하는 바나나맛우유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 정도 신장한 1200억원이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 날씨로 인기를 끈 제품도 있다.
동아오츠카의 장수 효자음료 ‘포카리스웨트’는 더운 여름 날씨가 매출 증대에 큰 기여를 했다. 회사 측은 포카리스웨트 올해 매출을 작년 1120억원에서 3.6% 증가한 116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