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실패=선거 참패' 공식에 목숨거는 후보들
'모양새 좋은 단일화'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단일화'
4·7 재보궐선거를 위한 최종 단일화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나오는 수식어들이다. 표면적으론 단일화를 준비하는 여야 시장선거 후보들 간 훈훈한 모습이 연출되지만, 수면 아래선 최종 승리자가 되기 위한 비방, 신경전이 난무하고 있다. "외관상으로는 평온하고 조용하면서도, 물밑에서는 치열하다"는 이른바 '백조의 호수'에 빗댄 표현까지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안철수 후보는 전날 각자 상대 당사를 방문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지만 정작 두 사람의 만남은 없었다. 오히려 양측은 여론조사 방식 및 문구, 토론횟수 등 그 어떤 것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신경전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을 이끄는 이태규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을 향해 “자신들도 받지 못할 안을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상견례 자리에서 “이 의원님 발언이 너무 세더라”라며 우회적으로 지적하자 이 의원은 “세게 해야 오늘 협상 테이블에 나오실 것 같았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여권도 상황은 다를 바 없다. 김진애 후보와 이날 단일화에 최종 합의한 박 후보는 "서로에게 선물이 되자"고 언급했지만 김 후보는 "기적, 이변을 만들겠다"며 내심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김 후보는 이번 단일화를 "더불어와 열린민주당의 융합 단계가 될 것"이라 말했지만,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통합 논의를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처럼 선거철만 되면 후보들이 단일화에 목숨 거는 이유는 역대 선거를 통해 오랜 기간 '단일화 실패=선거 참패'라는 공식이 굳어져서다. 10년 전 서울시장 보선에서도 고 박원순 전 시장은 무소속이었음에도 야권의 최종 단일 후보가 되면서 50% 이상 득표하며 승리를 거뒀다.
그러면서도 후보들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욕심, 속내는 드러내지 않는 것은 여론,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