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힘빠졌나? 순매수·주변자금 ‘급감’

입력 2021-03-1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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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증시 월별 개인 투자자 순매수 추이(자료제공=한국거래소)
▲올해 국내 증시 월별 개인 투자자 순매수 추이(자료제공=한국거래소)
지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일명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유입되며 국내 증시는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이같은 추세는 올 들어서도 이어지며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는 등 개인 투자자들의 파워를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움직임이 빠르게 사그라들며 증시 조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전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3조38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2조131억 원, 기관 투자자들이 1조1530억 원 순매도 한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이 모두 사들인 모양새다.

하지만 지난 달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9조5956억 원, 1월에 25조8705억 원을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힘이 빠진 모양새다. 전달의 20%, 1월의 7.7%에 불과한 수준이다.

거래대금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1월에 매일 20조 원을 넘던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은 2월 들어 10조 원대로 내려앉았고, 지난 4일에는 올들어 가장 적은 14조 원대를 기록했고 10조 원 초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거래대금이 줄다보니 시가총액 회전율 역시 감소세가 완연하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도 덩달아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투자자 예탁금은 1월12일 74조4559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4일에는 62조 원까지 쪼그라들며 2달여 만에 12조 원이 줄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으로, 일종의 ‘증시 대기자금'이다.

이처럼 증시의 주춧돌 역할을 하던 개인투자자들이 힘이 빠진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 정체가 길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주요 수급주체로 부상한 개인 투자자들의 예탁금 등이 줄며 매수 여력이 줄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위기에 증시 하락 방어에 기여했던 개인투자자에게 지금의 밸류에이션이 싸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수급측면에서 개인투자자의 매수 여력 감소는 지수 하단에 대한 지지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풍부한 유동성이 사라진 것이 아닌 만큼 다시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로 돌아올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여전히 많다. 실제로 투자자예탁금만 하더라도 지난 4일 62조 원대를 찍을 이후 하루만에 5조 원이 늘며 5일에 67조5324억 원을 기록하고 이틀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는 경기와 증시간 괴리 축소가 상대적 상승 속도 차이로 빈번해지겠지만, 아직은 본격적인 증시 조정 진입이나 증시 급락을 논할 시점이 아니다”면서 “정책이 이끄는 유동성을 감안시, 여전히 살아있는 상승 추세를 염두에 두고 일시적 변동성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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