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이어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가 내년 1월부터 IPTV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방송통신 융합시대가 본격 개막하게 됐다.
방송서비스가 기존 '지상파+케이블'에서 통신이 융합된 'VOD+실시간방송'으로 진화해 21세기 '미디어 빅뱅'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방송시장을 장악해온 케이블TV와 IPTV의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IPTV, 실시간 채널 확보가 관건
IPTV 사업자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해 실시간 채널 수를 현 케이블TV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KT는 기존 VOD(주문형비디오)와 함께 현재 36개 실시간 채널을 확보했으며 내년 2월까지 실시간 채널 수를 70개로 늘릴 계획이다.
LG데이콤은 현재 30여개 실시간 채널을 확보해 내년 1월 IPTV 상용서비스에 제공할 예정이며 실시간 채널 확보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도 내년 1월 상용서비스에서 약 30개 수준의 실시간 채널을 제공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60개 정도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IPTV 사업자들은 현재 모든 지상파 방송사와 '선계약 후협상' 조건으로 재전송 계약을 마무리해 IPTV에서 실시간으로 지상파TV를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실시간 방송'이 포함된 IPTV 서비스에서 케이블TV 수준의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느냐가 문제다.
IPTV 사업자들은 현재 지상파 방송을 포함해 약 30여개 실시간 채널을 확보한 상태로 케이블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다수의 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이 IPTV 사업자들과의 협상에서 '고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기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일부 PP들의 경우 IPTV 사업자들과의 협상에서 기존 SO(유선방송사업자)와의 계약에서와 달리 거액을 요구하며 버티기를 하고 있는 것을 전해졌다.
이들 PP들은 IPTV에서는 광고수익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보전하기 위한 고액의 수신료를 IPTV 사업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실시간 채널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PTV 사업자들이 PP들과의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케이블TV에서 방송되는 인기 콘텐츠를 IPTV에서 제공할 수 없어 실시간 방송을 포함하는 'IPTV'라는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각 사업자별로 차별화된 IPTV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IPTV는 VOD 서비스와 함께 케이블TV와 유사한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PP들과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IPTV 조기 정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PTV, 요금 경쟁력 있나
IPTV 상용서비스의 개시로 서비스요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존 '케이블TV-VOD' 조합과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에만 가입할 방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현재 VOD 서비스는 3년 약정 기준 7000~8000원, IPTV 요금은 2배 정도 많은 1만5000원 수준이다.
VOD 서비스에다 월 8000원(채널 60~70개. 약정가입시) 정도인 케이블TV를 볼 경우와 IPTV만 시청할 때 요금을 비교하면 비슷하다.
케이블TV에 가입된 소비자가 VOD 서비스를 볼 의사가 있다면 실시간 방송이 포함된 IPTV로 전환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IPTV 가입 여부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실시간 채널 수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존 VOD와 케이블TV를 보는 요금과 IPTV만 보는 요금이 비슷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IPTV에 실시간 채널만 확보된다면 시장이 조기에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진영의 반격
실시간 IPTV는 새로운 시장이 아닌 결국 기존 케이블TV 시장을 나눠먹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케이블TV 진영이 긴장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IPTV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양방향 서비스, 디지털방송, 지역 서비스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디지털케이블TV를 통해 깨끗한 화질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IPTV로 빠져나가는 가입자들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있다.
또한 IPTV와 같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고 연동형 데이터방송 등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해 IPTV 수준의 서비스를 케이블TV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O(지역유선방송사업자)의 지역 서비스를 강화해 출퇴근실 교통상황, 항공운항정보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교통, 날씨 정보를 제공해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잡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도 디지털화되고 다양한 콘텐츠 제공과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IPTV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며 "앞으로 차별화되고 특화된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