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최고가를 넘어선 구리 가격 상승 덕분에 풍산의 주가가 3년 만에 회복 사이클에 올라섰다.
런던금속거래소의 25일(현지시간) 국제 구리가격은 톤당 9614.50달러다. 구리 가격은 톤당 9500달러를 상회하며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상승은 전세계 국가들의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견인하는 인프라건설 등 전통적 수요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구리 가격이 아직도 상승 여지가 남아있다고 보고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경기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과 수급 불균형, 재고 부족 등을 감안하면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구리 가격이 저점 대비 약 2.2배 상승했는데 금융위기 당시에는 26개월간 상승 사이클이 이어지며 저점 대비 약 3.6배 올랐던 바 있어 현재의 가파른 상승세에도 불구 업사이드는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훨훨 나는 구리 가격 상승은 풍산에게는 호재다. 이 업체는 구리를 가공해 제조ㆍ가공ㆍ판매하는 신동사업과 군납용 특수품 등을 제조하는 방산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신동사업은 매출액의 약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구리(전기동)는 풍산의 주력 상품인 신동의 원자재다. 풍산은 제품 가공을 위해 구리 재고를 쌓아두는데 구릿값이 오를 경우 재고평가익이 증가하고 이는 영업이익으로 반영된다.
증권가는 1분기 풍산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풍산은 매출액 6893억 원, 영업이익 382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6% 상승, 영업이익은 흑자전환된 수치다.
실제 구리값 상승으로 풍산의 주가는 3년 만에 회복 사이클에 올라섰다. 2018년 5만 원대까지 올랐던 풍산의 주가는 수출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함에 따라 지난해 3월에는 주가가 1만6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지난해 말부터 구리가격 상승세로 점차 주가가 오르면서 이달들어 3만 원을 돌파 후 3만50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증권사들은 최근 실적 기대감에 풍산의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4만3000원으로 기존 대비 19.4% 상향 조정했고, 삼성증권은 4만5000원으로 기존 대비 32% 높였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타이트한 수급 전망이 구리 가격의 상단을 열어주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한다”며 “풍산은 구리 가격 변동에 따라 신동 부문과 연결 회사 PMX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대표적인 구리 관련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전기동 가격 레벨을 본격적으로 반영하는 2분기에도 추가로 신동 부문의 이익이 반영될 것”이라며 “올해는 신동이 이익 모멘텀을 견인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