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35%를 상회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했다.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그만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과거 금리 상승기에도 증시가 대체로 상승했다며, 자산 시장에 미칠 충격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급격한 상승은 주식시장 등 다른 자산 가격에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시장은 금리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0% 하락한 00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전 세계 증시에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6일 처음으로 1.3%를 돌파한 후 전날 1.369%까지 상승했다.
금리의 상승은 미국의 대규모 부양책 추진과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도 금리 상승에 힘을 보탰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최근 60달러선을 돌파했고, 경기민감 원자재인 구리가 신고가를 경신했다.
박성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상승 우려는 연일 심화되고 있다”면서 “최근 기관 투자자들과의 미팅에서도 상당부분의 시간을 금리 상승 영향을 점검하는데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의 시그널이지만 역사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주가의 밸류에이션(가치) 부담을 키워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가 되기도 한다. 증권업계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5%를 넘어서는 것이 경계해야 할 수준으로 전망했다.
실제 노무라 애널리스트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5%를 넘어설 경우 주가가 8% 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박 연구원은 “금리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배당 수익률인 1.5%를 넘어서면 주식시장에 단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박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주식시장이 대세 조정세로 진입하는 두려움에 갇히기보다 ‘실적장세’에 진입하며 투자전략 변화가 필요해진다”면서 “기대수익률을 하향 조정하고, 업종 및 스타일 전략 변화, 전술적 자산배분으로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에도 경기 회복을 동반한 금리 상승은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에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통상 금리 상승은 자본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레버리지 축소를 야기하면서 주가에 충격을 가한다”면서도 “지금과 같이 유동성 환경이 넉넉한 상황일 경우 해당 매커니즘은 가동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이 급격한 주가 조정을 촉발한 사례는 거의 없고, 과거 70~80년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촉발된 금리 상승과 경기침체로 대변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최근에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에도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라면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와 경기가 양호한 흐름을 유지할 여지가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오는 23~24일(현지시간) 진행되는 미 의회 청문회에서 미 국채금리가 치솟는 상황에 대한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연준이 장기채권 매입 비중을 높일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완화적 통화정책이라는 연준의 기존 입장이 유지되는 것도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