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물류 스타트업과 손을 잡았다. 지난해 아마존과의 협력을 공식화한 11번가가 배송 역량을 키우며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번가는 바로고의 제3자 배정 상환전환우선주(RCPS) 신주 약 250억 원 규모를 취득한다고 22일 밝혔다. 11번가는 신주 인수를 통해 약 7.2%의 바로고 지분을 획득하게 된다.
이를 통해 11번가는 이태권 바로고 대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에 이어 바로고의 3대 주주가 된다.
바로고는 국내 이륜(오토바이) 배달대행시장을 이끄는 업체다. 전국 1000여 개의 허브(지사), 5만4000여 명의 등록 라이더, 10만여 명의 등록 상점주와 함께하고 있다. 바로고의 지난해 거래액은 2조9165억 원으로 전년(1조960억 원) 대비 166% 증가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11번가가 배송 역량 확보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투자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아마존과의 협력을 위해 배송 서비스 강화는 11번가의 선결 과제로 평가된다. 전국적인 물류망을 갖춘 쿠팡과 수도권에서 신선식품 중심으로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한 신세계(SSG닷컴)에 비해 배송을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11번가는 지난달부터 SSG닷컴 새벽배송 서비스와의 연동을 통해 '오늘장보기' 서비스를 강화하며 배송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11번가는 올해 GS프레시몰 새벽배송 도입도 준비 중이며, 이외에도 새벽배송이 가능한 서비스를 확대해 11번가 내에서 쇼핑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업계에선 우선 11번가와 바로고가 식품을 넘어 화장품과 생필품 등으로 배달 영역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번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바로고와 배송 관련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라면서 "이륜차를 활용한 근거리 물류망을 활용한 도심 거점 사업 등 신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