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비트코인에 대해 급증한 관심이 기축 통화인 미국 달러 지위에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불러드 연은 총재는 16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먼 미래까지도 ‘달러 경제’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금값이 오르든 내리든, 아니면 비트코인이 오르든 내리든 그 사실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근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이나 달러와 같은 기존 화폐 가치 하락을 헤지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비트코인을 실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불러드 총재는 가상화폐가 달러를 위협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투자자들은 안전한 피난처, 즉 안정적인 가치 저장소를 원하며 그 통화에 투자하기를 원할 것”이라며 달러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유로화와 일본 엔화 역시 강한 통화이지만 둘 다 달러를 대체하지는 못한다”면서 “금처럼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민간 통화를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에 대해 앞으로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부터 세인트루이스 연은을 이끄는 불러드 총재는 민간 가상화폐들을 활용한 거래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달러가 이미 전자적으로 거래되고 있다”면서 “문제는 민간에서 발행한 화폐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남북전쟁 이전 은행별로 자신의 브랜드의 지폐를 발행하는 일이 흔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그것들은 서로 다른 할인율로 거래됐고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똑같은 일이 비트코인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스타벅스에 가서 이더리움이나 리플이나 비트코인, 아니면 달러로도 결제할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이건 우리가 하는 방식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남북전쟁 때 도입된 단일 화폐가 있다”라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의 인터뷰 발언은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를 돌파한 직후 나왔다. 이날 비트코인은 뉴욕멜론은행(BNY 멜론)과 마스터카드 등 일부 금융권이 가상화폐 취급을 선언 또는 검토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사상 처음 5만 달러를 넘어섰다.
테슬라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면서 비트코인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의 경우 비트코인에 15억 달러(약 1조6600억 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는 것은 물론 향후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모건스탠리도 150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