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붐의 숨은 주역 액셀러레이터②] 증권사 출신, 시드 투자 강점 '젠티움파트너스'

입력 2021-02-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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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수 세계 6위, 벤처투자 4.3조 원.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으로 가득 찬 ‘제2의 벤처붐 시대’가 열렸다. 창업생태계를 조성한 데는 ‘액셀러레이터’들의 역할이 컸다. 창업기업을 직접 선발하고 보육, 투자해 성장을 돕는 액셀러레이터 제도가 도입 5년차를 맞았다. 2017년 53개사로 시작해 2020년 3분기 기준 290개사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총 1703개의 창업 초기 기업에 2253억 원을 투자해 영양을 공급했다. 제2의 카카오를 꿈꾸는 스타트업의 든든한 후원자, 액셀러레이터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지난달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소재한 젠티움파트너스에서 박현준 대표가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소재한 젠티움파트너스에서 박현준 대표가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초기 투자자는 동업자와 마찬가지다.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은 시드 레벨이나 극초기 투자자와 창업자가 지켜야 할 부분이다. ‘당신은 투자하고 나는 경영을 할게요’라는 마음으로 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겸손함과 의사소통은 굉장히 중요하다.”

2018년 12월 설립된 신생 액셀러레이터 '젠티움파트너스' 박현준 대표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젠티움파트너스는 박현준 대표를 비롯한 운용 파트너들이 모두 증권업계 출신으로 시드 투자에 강점을 두고 있다.

팜에이트(스마트팜 솔루션),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약물전달시스템 개발), 제로그램(백패킹 아웃도어 브랜드), 올댓메이커(당구장 창업) 등 다양한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다.

박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은 예측할 수 없는 고난과 역경, 장애가 항상 있어서 이를 창업자가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통상 대표가 겸손하고 팀원들과 수평적으로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오래간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기업의 경우 실패를 하더라도 문제를 다시 분석하고 재도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로 달라진 투자업계 동향에 대해 ‘All or Nothing’으로 진단했다.

그는 “인기 있는 분야(바이오, 비대면, AI)는 과밀하게 모여서 투자 밸류가 비싸지고 있는 한편, 비인기 업종(전통 제조업)은 완전히 시장에서 소외되는 등 편식이 심해졌다”며 “돈의 속성이라는 것 자체가 마켓트렌드를 쫓아갈 수밖에 없는데 당분간은 코로나로 혜택을 받을 업종에 집중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최근 젠티움파트너스는 전통적인 산업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가령 비접촉식으로 키오스크나 엘리베이터를 제어할 수 있는 솔루션, 사람이 하기에 위험한 철근 가공을 대체할 로보스틱스, 배터리 걱정 없이 자가발전 가능한 치료용 의료기기 등이다.

박 대표는 “일단 투자를 시작하면 몇 년 이상을 봐야 하는데, 새로운 걸 찾는 것보다 코로나처럼 시장에 큰 임팩트가 왔을 때 ‘이 스타트업은 이렇게 하면 잘 풀리겠다’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며 “대기업과 연결하거나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주기도 하는데 이는 곧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주식가치를 올리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술 스타트업을 볼 때 긴 호흡으로 보는데 우리가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간혹 기술의 고도화 정도가 회사의 성공과 같이 움직일 거라고 착각하는 창업자들이 있는데 비즈니스가 성공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고 당부했다.

이어 “실제 소비자들은 어떤 기업이 어떤 기술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관심 없고, 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 어떻게 적용돼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본다”며 “비즈니스 성공 면에서 볼 때는 기술 쪽 일변도로 경도된 스타트업은 현실과의 갭을 축소시키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에 대한 지원 부족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극초기, 시드 레벨의 액셀러레이터들에 정부가 지원을 확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모태펀드 등 예전보다 투자가 많아진 것은 맞지만 대부분 시리즈 A 이후에 집중돼 있고, 그 이전 단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적다”면서 “어떻게 보면 제일 위험이 큰 영역인데 시드 레벨 투자자에게 레버리지를 많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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