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MLCC도 부족 조짐…가격 인상 불가피

입력 2021-02-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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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2-02 14:3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IT·5G 스마트폰·전장 수요 빠르게 증가
1위 무라타 “휴일도 생산 계속”…대만 업체들, 가격인상 검토
삼성전기, 공장 가동률 73%에서 90%로 급등

▲삼성전기의 5G 스마트폰용 슬림형 3단자 MLCC  (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의 5G 스마트폰용 슬림형 3단자 MLCC (사진제공=삼성전기)

반도체와 함께 ‘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도 공급 부족에 빠졌다. 올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불균형이 심화하면서 MLCC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MLCC 부족현상은 IT, 스마트폰, 자동차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작년 하반기부터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전방산업의 MLCC 수요가 급증했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서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보통 스마트폰에 1000개, 전기차에 1만5000개 정도가 들어갈 정도로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언택트 수혜 IT 기기인 PC, 노트북, 태블릿 등을 비롯해 서버 등에서 판매가 탄탄한 가운데,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스마트폰 시장이 되살아났다”며 “지난해 부진했던 자동차 시장도 좋아지면서 전장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5G를 지원하는 이동통신 단말기 출하량은 5억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5G 스마트폰은 더 넓은 주파수 대역을 지원해야 해서 전력을 제어하는데 필수적인 MLCC도 더 많이 필요하다.

특히, 애플, 삼성전자, 오포, 비보, 등 스마트폰 업체들은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MLCC 주문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구매력이 떨어지는 일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이미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1위 MLCC 업체 무라타의 노리오 나카지마 사장은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주문량을 채우기 위해 휴일도 쉬지 않고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라면서 “그러나 스마트폰용 첨단 MLCC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2위인 삼성전기도 MLCC 생산라인을 풀(Full )가동하고 있다. MLCC를 생산하는 삼성전기 컴포넌트솔루션부문의 가동률은 초호황이었던 2018년 91%에 달했다가 이듬해 73%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부터 다시 90%로 회복했다. 통상 업계에서는 가동률 90% 수준을 풀캐파(Full CAPA)로 본다.

▲이재용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MLCC 전용 생산 공장을 찾아 설명을 듣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MLCC 전용 생산 공장을 찾아 설명을 듣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업계는 반도체처럼 MLCC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세계 3위권 MLCC 생산업체 야교와 화신 등 대만 업체들은 춘제(중국의 설)가 끝나는 2월 말 전후로 MLCC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삼성전기도 최근 4분기 실적발표에서 “시장 수급 및 업계 동향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며 가격 인상도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대만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즉각적인 글로벌 MLCC 가격 인상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만 업체들은 범용제품 MLCC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대리점 판매 비중이 높아 한 번에 가격을 20~30%씩 올리기도 한다.

반면, 삼성전기와 무라타는 하이엔드(고사양) 제품용 MLCC가 주력 상품이다. 거래선과 장기공급계약(LTA)을 맺기 때문에 가격을 단기간에 올리기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 업체들의 MLCC 가격 인상은 글로벌 MLCC 시장에 메시지를 던지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다만, 2018년 MLCC 초호황 당시 대만 업체들이 MLCC 가격을 올리면서 전체적인 MLCC 시장가격도 같이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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