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에 추대됐다. 3월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도 오를 전망이다.
서울상공회의소는 1일 열린 부회장단 회의에서 박용만 회장의 후임으로 최 회장을 단독 추대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박용만 대한ㆍ서울상의 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서민석 DI동일 회장, 신박제 대진반도체 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이순형 세아제강지주 회장, 이우현 OCI 부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정기옥 LSC푸드 회장, 홍재성 JS코퍼레이션 회장, 우태희 대한‧서울상의 상근부회장 등 서울상의 회장단 13명이 참석해 박용만 회장 임기만료에 따른 후임 회장 선출에 대해 논의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수락하면 2월 23일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으로 최종 선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례상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기 때문에 최 회장은 내달 24일 열리는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으로도 선출될 예정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회장단은 서울상의 회장이 국내외적으로 우리나라 경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그간의 경영 업적 및 글로벌 역량,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선도 등 경제 사회적 혜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적임자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라고 추대 배경을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수원 출생으로 신일고, 고려대 물리학과, 미국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선경에 입사한 뒤 1998년부터 현재까지 SK 회장을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것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한다.
특히,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수장이 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지금까지 4대 그룹 총수들은 대체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맡아왔지만, 최근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의 위상이 약화하고 대한상의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상황이 바뀐 것이다.
경제계에서 최 회장의 취임으로 정ㆍ재계에 대한 대한상의의 목소리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기업규제 3법 등 최근 정치권에서 기업들을 규제하는 내용의 입법이 연이어 이뤄지면서 경제계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많았다.
최 회장이 앞으로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정치권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대한상의가 전경련과는 달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까지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단체인 만큼 4대 그룹 총수로서 이들의 입장까지 대변하기는 어렵지 않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최 회장이 최근 사회적 가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행복 등 사회 전반적인 영향력을 강조하고 있는 점에서 이 역할에 적격이라는 얘기도 있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 인사에서도 “기업도 더는 사회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행복 등 단순한 기업의 경영 활동을 넘어선 가치들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경제 단체의 장으로서도 적절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2013년 8월부터 7년째 대한상의를 이끌어온 박용만 회장의 임기는 이날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