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5일) 뉴욕증시는 게임스톱에서 시작된 개인투자자들과 공매도 세력의 다툼이 다른 종목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이에 대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또 아마존과 알파벳, 화이자 등 주요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1월 고용지표도 기다리고 있다.
지난주 증시는 공매도가 몰린 미국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에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로 대응하면서 요동쳤다. 게임스톱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1700% 폭등했다. 이 과정에서 60% 급락 후 70% 반등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쇼트 포지션을 취하던 헤지펀드들은 지난달 보유 자산이 반 토막 나는 등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두 세력 간의 다툼이 과열되자 시장에서는 증시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과 싸움에서 진 공매도 세력들이 손실분을 메우기 위해 다른 종목들을 찾아 매도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실제로 게임스톱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지난주 다우지수는 3.3%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3.3%, 3.5% 내렸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백악관은 “주가 급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고,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자들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특정 종목의 거래를 억제했을 가능성이 있는 대상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 같은 주의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블랙베리와 AMC 등 다른 종목으로 타깃을 옮겨가며 집중 매수를 하는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2차 매수 및 규제 당국의 조사 방향 등에 따라 당분간 증시의 변동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NBC방송은 “게임스톱 거래로 수익을 올린 승자가 있겠지만, 잘못된 타이밍에 들어와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패자들이 더 많을 것”이라며 “일부 의회 의원들은 주식 시장에 개입할 것을 규제 당국에 촉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기업 실적 발표는 이번 주에도 계속된다. 아마존과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화이자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주 발표된 기업들은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게임스톱 여파에 주가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주요 경제지표 가운데는 1월 고용지표가 주목할 만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전망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1월 신규 고용은 10만5000명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엔 14만 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4월 이후 첫 감소를 기록한 바 있다.
유로존의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도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그 폭에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지난달 29일 유럽증시는 2% 안팎의 하락을 기록하며 GDP 결과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 와중에 변이 코로나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어 EU 집행위원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식 승인하는 등 확산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밖에 주요 지표로는 △1일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12월 건설지출 △2일 아마존·알파벳·화이자 실적 발표 △3일 1월 서비스업 PMI, 세인트루이스·시카고·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연설, 퀄컴·페이팔 실적 발표 △4일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1월 챌린저 감원보고서, 4분기 생산성, 12월 공장재 수주, 포드 실적 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