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2021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사는 지난해 9월 24일부터 11월 4일까지 미국·중국·일본·대만·러시아 등 전 세계 주요 18개국 한국 문화콘텐츠 경험자 8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온라인 설문을 통해 드라마·예능·영화·음악·패션·뷰티 등 국내 콘텐츠에 대한 경험을 물었다.
해외 한류 소비자들은 한국 드라마를 가장 즐겼다. 해외 한류 소비자들의 분야별 소비 비중을 보면 드라마(29.7%)가 가장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어 미용(뷰티, 27.5%), 예능(26.9%), 패션(24.8%) 순으로 높았다. 방송 콘텐츠 및 이와 연계가 쉬운 분야에서 소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소비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한류 콘텐츠 분야는 예능(48.0%), 드라마(47.9%), 게임(45.8%)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로 물리적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영상・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들의 소비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한류 소비자들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가장 애청했다. 전체 소비자 중 9.5%가 사랑의 불시착을 가장 선호하는 드라마 콘텐츠로 꼽았다. 이어 '사이코지만 괜찮아'(4.1%), '부부의 세계'(2.8%) 순이었다. 영화에서는 '기생충'(18.4%), '부산행'(10.2%), '반도'(3.5%) 순으로 나타났다. K팝 가수는 방탄소년단(22.0%), 블랙핑크(13.5%), 싸이(2.9%)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코로나19로 콘텐츠 소비 트렌드도 변화했다. 한국 드라마와 예능,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등을 접하는 경로는 최근 5년간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악은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접촉한 비율이 82.0%에 달했다.
기존 텔레비전(TV) 등 방송매체에서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으로 주된 콘텐츠 소비 방법이 변화함에 따라, 유력 플랫폼과 연계해 해외 소비자 개인의 소비유형과 세분화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지속적인 한류 확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문체부는 봤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 호감도 분석에 더해 미래 소비 확대 가능성을 종합 고려하기 위해 '브랜드 파워 지수'를 지표로 도입했다. 산출 결과, 주로 언어의 불편이 적은 음식(65.3점), 미용(뷰티, 62.4점), 음악(62.0점) 등이 현재 한류를 이끌고 있는 분야로 나타났다.
한류 콘텐츠 호감도 저해 요인에서도 번역 등 언어 접근성 문제가 주로 언급됐다. 소재·줄거리 등 작품 내적요인, 정치・외교적 상황, 비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드라마·예능·영화·음악·애니메이션, 출판 분야 모두 △번역·자막·더빙 등 시청 불편 △어렵고 생소한 한국어 △자국어 번역 미흡 등 언어적 문제가 1~2위를 차지했다.
이에 문체부는 한류 소비자들이 겪는 언어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콘텐츠 분야별로 양질의 자막과 번역, 더빙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사업 규모를 작년 약 29억 원에서 올해 약 40억 원으로 확대했다.
또한 전 세계 세종학당 개소 수, 한국어 교원 파견 등을 확대하고 비대면 한국어 학습을 위해 온라인 학습 지원, 모바일 응용프로그램 확대 등 이용자 편의 증진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최근 한류 콘텐츠 소비 유형을 반영해 올해부터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 온라인상 한류 거대자료를 활용한 시장조사를 병행해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활용해 해외 한류 소비자들의 소비현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시의성 있는 동향정보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