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지난달 9일 SK하이닉스 청주2캠퍼스 2층 회의실에선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고가 벌어졌다. 회의에 참석한 직원 한 명이 심정지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모두가 당황해 우왕좌왕하던 그때, 한 직원이 달려와 인공호흡과 가슴 압박을 했다. 재빠른 응급조치는 생명을 살리는 발판이 됐다. 심정지가 왔던 직원은 이내 의식을 되찾았고, 병원으로 이송돼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동료 직원의 귀중한 생명을 살린 주인공은 낸드패키지 제품수율팀에 속한 주복규 TL(테크니컬 리더)이다. 주 TL은 자사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순식간에 벌어졌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라고 회상했다.
주 TL이 즉각적으로 심폐소생술에 나설 수 있었던 건 사고 2주 전 받은 사내교육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사내 대학인 SKHU를 통해 전문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주 TL 역시 이 교육을 수강하며 인공호흡과 가슴 압박, 자동 심장충격기 사용법 등을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그는 “각각의 동작을 몸에 익을 때까지 반복 학습하는 교육 방식 덕분에 위급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동료를 살린 미담이 사내에 알려지면서, 주 TL에겐 고마움과 격려가 담긴 칭찬 메시지가 쏟아졌다. 상황을 전해 들은 개발제조총괄 진교원 사장은 직접 그에게 전화를 걸어 고마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주 TL은 “무엇보다 같은 공장에서 근무하는 아내가 소식을 듣고 자랑스러워해 뿌듯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그러면서 “이번 경험을 통해 심정지가 내 주변 사람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회사에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구성원 모두가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지인들을 위해 심폐소생술을 배웠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위기상황에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청주캠퍼스에서는 최근 3년간 총 세 건의 심정지 환자 사례가 발생했지만,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을 통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회사 측 역시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최근 몇 년간 구성원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 운영을 확대해왔다.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기존 입사자 대상 교육 과목 중 하나로 운영하던 심폐소생술을 일반 재직 구성원들도 수시로 배울 수 있도록 정규 커리큘럼으로 편성했고, 2019년 10월 미국심장협회와 대한심폐소생협회의 공식 교육기관 인증인 ‘BLS TS(Basic Life Support Training Site)’도 취득했다.
주 TL이 속한 청주캠퍼스에서는 지난해 8월 강좌 개설 이후 현재까지 10회의 심폐소생술 교육이 진행됐고, 주 TL을 포함해 총 73명의 수료생이 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