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4 사이렌 통해 정부 정책 현미경 검증할 것"
"주4일제, 노동계·기업 모두를 위한 동기부여 만들 것"
"기본소득, 실천하자는 게 아닌 정책 실험하자는 법안"
'주4일제', '544 정책 사이렌', '국감 10대과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집무실에 들어서면 눈에 확 들어오는 '의정활동 리스트'다. 벽을 가득 메울만한 크기의 TV 모니터에 수행해야 할 과제들이 빼곡하게 나열돼있다.
얼핏봐도 조 의원의 최대 관심사는 '양극화 문제'임을 가늠할 수 있다. 과제들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양극화와 관련없는 것이 없다.
조 의원은 6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중산층이 탄탄한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보는데, 정치도 마찬가지"라면서 "정치적·경제적 중산층은 맞물려 있어 경제가 양극화될수록 정치적 중간 색깔도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선 복지 뿐 아니라 경제 정책도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와 같이 경제는 대기업을 더 키우고, 없는 사람은 복지로 살리려는 방향으로 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양극화 해소를 위해 조 의원이 최근 꺼낸 카드가 '544 정책 사이렌'이다. 조 의원이 의원회관 544호에 머무는 4년동안 만큼은 정부 정책들이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목표다.
그 첫번째 대상이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다. 조 의원은 "코로나19로 임대료 못내는 소상공인들이 차 팔 생각을 하지 차 바꿀 생각을 하겠느냐"면서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서민은 온데간데없는, 노골적인 기득권 강화 경제 정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를 향한 빨간불은 시작에 불과하다. 지속적인 현미경 검증으로 정부가 정책을 낼 때마다 긴장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조 의원은 "앞으로 주요 정책이 나오면 정부부처는 물론 홍남기 부총리에게도 계속 발신할 것"이라며 "'시대전환 544'에 걸리면 큰일이라는 인식과 함께 실질적 논의를 위해 끝까지 부러뜨리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조 의원은 최근 양극화 해소의 일환으로 '주4일제'라는 새로운 의제를 정치권에 던졌다.
그는 "재난시대 시작, 전염병 사피엔스, 기계화·자동화 등으로 인류사회의 엄청난 변화와 함께 재화 및 잉여 인간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그 전에 노동에 대한 재조명을 해봐야 한다"고 주 4일제 도입 시점이 도달했음을 시사했다.
이어 "여전히 멕시코 다음으로 노동시간이 많은 대한민국은 높은 자살률, 실업률 등 많은 문제들이 극심한 노동에서 나온다"면서 "의외로 주4일제라면 월급 덜 받아도, 모든 여성정책 포기해도 좋다는 여성, 젊은이들이 많으며 많은 민주당, 국민의힘 등의 의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주4일제 도입을 위해 국회입법조사처와 함께 '2004년 주5일 시행' 당시 상황에 대해 열심히 공부 중이다. 아울러 주 4일제 도입에 앞서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하고, 정치적으로도 지지를 얻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시간 단축이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노동자들에게 더 큰 보상을 주고, 주4일제를 시행하는 기업들에게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소득 일부를 보장하는 시간제 노동 보험 등 주4일제 시행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규제보다는 주4일제 시행으로 좋아지는 것들에 대한 명백히 설명을 통해 동기부여가 돼야한다는 것이다.
'기본소득' 역시 조 의원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대표 아젠다이다. 조 의원이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고 싶은 법이 기본소득 제정법이다.
그는 "이 법안은 기본소득을 실천하자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어떤 수준으로 어떻게 집행할지 정책을 실험하자는 법안"이라며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도 하나의 좋은 경험이 됐으며 급한 불을 끄는 것 뿐 아니라 회복, 보상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고 이를 위해 재난지원금 기금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소득은 정치적 공감대가 반드시 있어야 재정당국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다음 대선 공약으로도 충분히 거론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조 의원이 정치권에 입성한지도 어느덧 반년이 넘었다. 하고싶고 해야할 것이 너무 많지만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조 의원. 남은 임기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