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각국이 입국자에 격리 조치를 하는 가운데 격리 기간이 줄어들자 항공편 예약이 증가하는 사례가 나왔다. 글로벌 항공업계는 여행제한으로 인해 수요가 억제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풀이했지만, 격리 완화가 확산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5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영국이 입국자의 자가격리 기간을 줄이는 정책을 발표한 뒤 미국-영국 노선의 예약 건수가 일주일 만에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영국 정부는 격리 면제 대상국 외 입국자는 입국 후 14일 동안 격리하도록 한 검역 정책을 입국 5일 후 실시한 코로나19 테스트에서 음성을 받으면 격리를 해제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해당 정책은 이달 15일부터 시행되지만 새 정책이 발표되자 격리 면제 대상 이외 국가에서의 예약이 한 주 동안 45% 증가했다고 IATA는 설명했다. 미국발 여행이 1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파키스탄, 스페인, 인도, 프랑스가 그 뒤를 이었다. 미국-영국 노선의 경우 예약 건수가 일주일 만에 두 배로 늘었다.
IATA는 “이러한 사례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여행 수요 존재하고 있으며 여행 제한으로 인해 수요가 억제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이어 “라틴 아메리카의 항공 운송 시장은 대다수 국가가 검역 요건을 낮추고 코로나19 테스트에서 음성이 나오면 여행객의 입국을 허용해 점진적 회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부 국가에서는 격리 면제가 도입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대만 방문객에 18일부터 격리 절차를 면제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호주와 뉴질랜드도 내년부터 격리조치 없이 자유로운 여행을 허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이 격리 면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래블 버블’ 등 격리 면제 정책을 추진하던 국가들은 재확산 상황에 따라 시행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11월 말 트래블 버블을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홍콩의 코로나 재확산세에 내년으로 연기했다.
국내에서도 항공 및 여행업계를 중심으로 격리 완화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코로나 3차 유행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말 트래블 버블을 시행해달라는 항공업계의 요청에 “국제적인 방역체계 공유, 방역 안전 상황, 백신ㆍ치료제 개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