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강력한 태풍을 50% 증가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지구온난화가 심화하면 강수량은 현재 기후 대비 35%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이 50%가량 증가하고, 약한 태풍의 발생은 감소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후물리 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이 IBS의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를 이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해 열대저기압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태풍과 허리케인을 포함한 열대저기압은 많은 재산과 인명 피해를 유발하나 지구 온난화가 열대저기압의 발생 및 세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20여 년간 진행된 시뮬레이션 연구도 약 100㎞ 이상으로 격자 간격이 큰 저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해 불확실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각각 25㎞와 10㎞의 격자 크기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전 세계에서 수행된 미래 기후 변화 시뮬레이션 연구 중 격자 간격이 가장 조밀한 결과이며 생성된 데이터는 2000TB(테라바이트)에 달한다.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2배 증가하면 열대저기압의 발생빈도가 감소하나 한 번 발생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약 50%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또 이산화탄소가 현재보다 4배 증가하면 열대저기압에 의한 강수량은 계속 늘어 현재 기후 대비 약 35% 증가했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지구 온난화가 열대저기압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에는 더욱 복잡한 과정이 얽혀있어 앞으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연구는 미래 열대저기압 상륙에 의한 해안 지대의 극한 홍수 위험이 커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새벽 4시(한국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