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 TV 시장에서 협업과 제휴를 통해 콘텐츠 영토를 늘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홈엔터테인먼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콘텐츠를 확충할 필요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록다운(lockdown·봉쇄) 등으로 인해 TV 이용 빈도와 시간이 급증한 유럽ㆍ북미를 중심으로 이러한 전략이 돋보인다.
1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과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삼성 스마트 TV 내에서 ‘틱톡 스마트 TV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앱은 삼성전자의 전체 스마트 TV 제품군에 사전 탑재될 예정이다. 이날부터 영국에서 사용 가능하고, 짧은 시일 내에 유럽 전역으로 적용 국가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들어 주요 IT, 콘텐츠 업체와 제휴를 이어왔다. 지난달에는 'AI 비서'로 불리는 구글의 음성인식 기능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스마트 TV 기능에 추가했다. 기존 탑재돼 있던 ‘빅스비’와 ‘아마존 알렉사’에 더해 음성 인식 서비스 폭을 넓힌 것이다.
이 서비스는 현재 영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에서 이용할 수 있고, 향후 유럽 내 12개국까지 서비스 국가가 늘어날 예정이다.
대표적 경쟁사인 애플과도 콘텐츠 부문에선 손을 잡았다. 애플의 음악 감상 서비스인 애플 뮤직을 타사 스마트 TV 중에선 처음으로 탑재했다. 2018년 이후 출시된 삼성 스마트 TV에선 모두 애플 뮤직을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한류 콘텐츠’를 경쟁력으로 삼았다. 10월 스마트 TV 전용 플랫폼인 ‘LG 채널’ 서비스에 K팝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를 추가하기 위해 드라마 배급사 ‘뉴’의 계열사인 ‘뉴 아이디’와 콘텐츠 협약을 맺었다. 유럽 지역에 우선 서비스하되, 시장 반응에 따라 도입 지역을 차차 북미와 중남미 지역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달 초 유럽 LG 채널 내엔 국내 채널인 SBS가 정식으로 등록됐다. 유럽 소비자들이 언제든 국내 최신 콘텐츠를 시시각각 받아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TV 제조사가 부쩍 콘텐츠 전략에 열을 올리는 건 코로나19 시기 드러난 소비자 패턴에 따른 것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하나의 기기를 다양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성능이나 화소 등 하드웨어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기존 시장 문법과 상반된 현상에 발 빠르게 대응한 셈이다.
이에 따른 성과도 있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 TV 시장 점유율 32%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점유율 2위(알카텔ㆍ14%)와 3위(비지오ㆍ13%)를 합친 것보다 높은 비중이다. LG전자 역시 올해 들어 한국과 미국 등에서 LG 채널 이용자 수는 2배, 시청시간은 4배 가까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