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보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품질이 좋다”며 미국의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의 사용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캐나다는 영국과 바레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화이자 백신을 승인한 국가가 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날의 허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과 유사한 잠정적이고 신속한 검토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보건부는 “캐나다 국민은 이번 검토 절차가 엄격했으며, 강력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해도 좋다”며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에도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 안정성을 긴밀히 관찰하고, 우려가 있을 경우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의 공식적인 백신 승인에 따라 캐나다에서는 빠르면 다음 주쯤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는 이달 안에 최대 24만9000회분의 백신을 공급받을 예정인데, 내주 첫 백신이 도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초기 백신 물량은 만 16세 이상의 장기요양시설 거주자과 근로자, 코로나19 환자와 직접 접촉하는 의료진 등에 돌아간다. 16세 이하에 대한 접종의 경우에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진행하고 있는 연령대별 임상시험에서 어린이가 맞아도 된다는 결과가 나오면 접종연령이 수정될 예정이다. 일반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은 내년 4월쯤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에서는 백신이 무료로 배포된다. 캐나다 보건부는 “내년에는 전 국민이 100% 면역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 첫날 두 명의 접종자가 알레르기 반응을 호소한 점을 감안, 캐나다 보건부는 과거 화이자 백신 성분에 부작용을 보였던 사람들은 접종을 삼갈 것을 권고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은 3상 임상시험에서 95%의 높은 예방 효과를 입증한 이후 제대로 된 임상시험을 거쳐 정부의 사용 허가를 받은 최초의 백신이 됐다. 영국은 지난 2일 해당 백신을 긴급 사용한 이후 8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뒤이어 바레인 정부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캐나다까지 백신 사용을 승인한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감염자가 많이 나온 미국도 조만간 백신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FDA 자문위원회는 전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 데이터가 긴급사용 승인 지침과 일치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의 백신 승인을 예고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복건부 장관도 이날 화이자 백신이 며칠 안으로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FDA가 10일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백신 승인을 권고하면, FDA는 빠르면 이번 주말쯤 승인을 내려 접종을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