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무역협회가 제57회 무역의 날을 기념해 발간한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선도하는 한국무역'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수출은 주요국 대비 양호한 실적을 보이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3개 품목(포토레지스트ㆍ불화수소ㆍ불화폴리이미드)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지난해 대비 감소하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의 탈일본화와 수입처 다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0월 대일 수입의존도가 89%로 가장 높았던 포토레지스트는 벨기에로 일부 수입선을 전환했다. 이에 따라 포토레지스트 전체 수입에서 벨기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같은 기간 7.3%로 높아졌다.
대일 수입의존도가 34%에 달하던 불화수소는 올해 의존도를 12.2%까지 22.1%포인트 큰 폭으로 낮췄다. SK머티리얼즈가 6월부터 불화수소 가스 양산을 시작하는 등 연구개발을 통한 소재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다.
8대 신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된 점 역시 주목할 만한 성과다. 차세대 반도체, 바이오헬스, 차세대 디스플레이, 친환경차, 에너지 신산업, 첨단 신소재, 항공 우주, 로봇으로 구성된 8대 신산업의 수출 비중은 2018년 14.3%에서 올해 17.2%로 늘었다.
1~10월 중 바이오헬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7% 증가하며 처음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친환경차(23.7%)와 차세대 반도체(12.1%)의 수출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바이오헬스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전기차는 유럽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한 4월 이후에도 수출이 3.1% 증가하며 전체 수출의 버팀목이 됐다.
메모리반도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 생활방식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며 서버용 수요가 늘었고, 3분기 이후 모바일용 수요가 회복되며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시스템반도체는 1~10월 수출이 13.1% 증가하며 전체 반도체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뿐 아니라 비대면 산업, 홈코노미 관련 제품의 수출도 급증했다.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화장품(14.6%), 농수산식품(3.3%), 냉장고(16.3%) 등 홈코노미 관련 제품의 수출이 늘었고, 컴퓨터 수출도 70.9% 급증했다.
의약품, 진단키트, 마스크 등 방역 관련 제품의 수출 또한 크게 늘었다. 특히, 진단키트의 수출은 전년 대비 7배 증가한 15억 달러를 기록해 K-방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무역협회는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이 늘어난 점도 성과로 꼽았다.
올해 1~9월 중소기업 수출은 2.9% 감소해 대기업(-10.5%), 총수출(-8.6%)보다 선전했다. 중소기업의 수출증가율은 올해 2월부터 전체 수출증가율을 꾸준히 웃돌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중소기업 수 역시 2014년 이후 5년 연속 증가해 수출 저변이 확대됐고, 올해 1~9월에는 지난해보다 0.3% 증가한 8만6400개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 트렌드의 확대, 진단키트와 손소독제 등 방역제품의 수요 증가, 비대면 디지털 장비 수요 증가 등이 중소기업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온라인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19 이후 89.3%까지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