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내년 국방수권법(NDAA)에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구체적으로는 화웨이와 중흥통신(ZTE) 등 중국 5G 관련 업체들의 기술을 사용할 경우 해당 국가에 군사 장비 및 미군 파견을 재고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제재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들에 중국 기술 도입에 따른 안보 위험을 알리며 주의를 당부한 것과 관련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50개국이 넘게 참가한 ‘클린 네트워크’ 이니셔티브를 구성해 중국 5G 회사들을 전면적으로 배제하기도 했다. 실제로 참가국인 영국은 자국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를 제외했다.
존 래드클리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나는 중국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미국과 중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심각하게 제한할 것이라고 동맹국들에 말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NDAA는 향후 의회 표결에 부쳐져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SCMP는 “5G 제재 조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해도 여전히 의회 양당으로부터 대중 강경노선을 걸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신호”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다면, 퇴임 후에도 이 새 법안은 바이든 당선인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미국 정보분석가인 수 김 랜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이번 제재는 한국과 같은 미국 동맹국들에 어려운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과의 안보 관계와 중국과의 무역 파트너 관계 사이에서 붙잡히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이 당장 한국에 군사 장비를 옮길 계획이 없다 하더라도 한국이 화웨이를 자국 5G 네트워크에 포함하기로 한다면 중국으로부터 감시나 도청을 당할 위험이 있다”며 “한국의 경우 안보냐 경제냐의 문제가 되는데, 이는 오늘날 생존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한국 통신사 중에선 현재 LG유플러스가 기지국 등과 관련해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를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한미군 병력은 2만8500명으로,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고고도 정찰기 U-2S 등 여러 핵심 무기를 한국에 투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