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재계에 따르면 박정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SK하이닉스 경영까지 맡으면서 SK그룹의 'IT 중간 지주회사' 구축 작업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SK텔레콤이 SK그룹의 ICT(정보통신기술) 제조ㆍ서비스 사업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식이다.
구체적으로는 SK텔레콤을 통신사업회사와 투자ㆍ지주 회사로 나누고 투자ㆍ지주회사 아래 SK브로드밴드ㆍSK하이닉스 등 SK그룹의 ICT 계열사들을 두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처럼 SK그룹이 IT 중간 지주사를 설립하려는 것은 우선 구글, 페이스북 등 굴지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더욱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 체제에서는 손자회사로 분류되는 SK하이닉스가 M&A(인수ㆍ합병)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M&A를 하려면 피인수 기업의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SK텔레콤을 중간 지주사로 전환하면 SK하이닉스는 자회사가 돼 이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에 더해 SK그룹이 중간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때문이다.
개정안은 신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진단이나 지주회사에 편입되는 자회사의 지주사 의무지분율을 기존 자회사 20%, 손자회사 40%에서 각각 30%, 50%씩 높였다.
만약 이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을 현재의 20.1%에서 30% 이상으로 높여야 하지만,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8년 3분기 이후 SK텔레콤의 현금성 자산이 1조 원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 예정인 2022년 전에 전환 작업을 마쳐야 중간 지주사로 전환할 때 법적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