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업체가 야속해” 롯데마트 안내견 논란되자 반려견 마케팅 나선 이마트

입력 2020-12-03 11:04 수정 2020-12-0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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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안내견 논란일자 다음날부터 이마트 반려견 행사 보도자료 배포

(출처=롯데마트 SNS)
(출처=롯데마트 SNS)

롯데마트가 안내견 출입 제한으로 논란이 일자 신세계 이마트와 현대백화점 계열사들이 연이어 개(犬)와 관련한 마케팅을 내세우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매니저로 보이는 직원이 훈련 중인 장애인 안내견과 퍼피워커의 입장을 막았다는 목격담이 올라와 논란이 된 바 있다. 논란이 일자 롯데마트는 즉각 사과했다. 퍼피워커는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의 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일정 기간 자신의 집에서 돌봐주며 훈련하는 자원봉사자다.

롯데마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롯데마트 잠실점을 내방한 퍼피워커와 동반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고개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를 계기로 롯데마트는 장애인 안내견 뿐만 아니라 퍼피워커에 대한 지침 및 현장에서의 인식을 명확히 하고, 긴급 전사 공유를 통해 동일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적극 대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매장 출입구에 안내견의 출입이 가능하다는 공지문도 붙였다. 안내문에는 “안내견은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 식품 매장, 식당가도 출입이 가능합니다”라며 ‘안내견을 쓰다듬거나 부르는 등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행위는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안내견의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먹이를 주는 행위는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등의 문구가 담겼다.

롯데마트의 적극적인 수습에도 불구,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사과문에 문제 직원에 대한 징계 등이 빠져 있는 데다 피해자에 대한 직접 사과 약속도 없다는 지적이 나오며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댓글까지 달렸다. 안내견 출입이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임에도 ‘배려 부족’이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레스케이프 호텔 펫패키지X산타마리아노벨라 (출처=신세계조선)
▲레스케이프 호텔 펫패키지X산타마리아노벨라 (출처=신세계조선)

야속한 것은 동종업계 유통사들이 연이어 애견과 관련된 마케팅에 나섰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레스케이프 호텔은 반려견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연말 펫캉스 ‘메리 투게더 위드 프렌즈’ 출시 소식을 알렸다. 이마트는 신세계조선호텔의 지분 99.88%를 보유하고 있다.

이 패키지에는 400년 전통의 이탈리아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첫 프리미엄 펫 컬렉션 라인인 펫 미스트와 프리미엄 펫뷰티 브랜드인 플로리 스클린의 모닝 스노우 드롭 샴푸(300㎖) 등이 포함됐다.

현대홈쇼핑이 연중캠페인으로 전개하는 유기견 후원 캠페인에도 오비이락격으로 불똥이 튀었다.

지난 1일 현대홈쇼핑이 운영하는 현대H몰은 오는 31일까지 유기견 겨울나기 지원 및 입양 후원 프로그램인 ‘HuG(허그)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고객이 현대H몰의 반려동물용품 전문관(H-PET SHOP)에서 금액에 관계없이 상품을 구매하면 사료 1㎏이 자동으로 기부되는 행사다.

유통업계가 반려견 상품 출시하고, 관련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현대백화점은 강아지 ‘흰디’를 캐릭터로 삼고 있는 만큼 관련 행사가 많다. 올해 초 흰디’ 굿즈(관련 기획 상품) 수익금 전액을 유기견 예방접종 비용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반려견 용품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마트는 최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해당 서비스를 입점시키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이 회사의 계열사인 레스케이프 호텔은 론칭 당시부터 반려견 친화 호텔을 표방하며 호텔 9층 전체가 펫 전용 플로어로 반려견을 동반해 함께 투숙할 수 있는 객실(14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안내견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지만 롯데 역시 유기견 입양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롯데마트는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 8개 업체와 협업해 해당 업체의 인기 제품 17개의 겉면에 반려견을 형상화한 캐릭터를 넣어 입양을 독려했다.

하지만 동종업계가 안내견 입장 논란으로 집중 포화를 맞는 가운데 이미 진행 중인 반려견 마케팅을 다시 집중 조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경쟁사의 과오를 더 부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마트의 레스케이프 호텔의 ‘메리 투게더 위드 프렌즈’는 지난달 9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행사다. 통상 이벤트 직전에 행사를 홍보하는 것과 달리 행사 도중 이벤트를 알린데 대해 업계에서는 다분히 롯데마트를 의식한 행동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안내견으로 집중 포화를 맞자마자 경쟁사들이 반려견과 관련된 마케팅을 진행한 것은 상도덕이 어긋난다”면서 “예전 10원 전쟁 등을 치르면서 감정이 골이 깊어진데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얼마나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는지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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