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마무리된 사이버먼데이의 예상 매출은 108억~127억 달러(약 12조~14조 원)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대비 15~35% 증가한 수치다. 종전 최대 매출은 지난해 사이버먼데이 당시 기록한 94억 달러다. 앞서 27일 진행된 블랙프라이데이 역시 21.6% 증가한 9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어도비인사이트의 테일러 슈라이너 디렉터는 “그간 전통적으로 잘 팔리던 디지털 콘솔과 휴대폰, 스마트기기 등이 올해는 온라인 카트에 실렸다”며 “여기에 식료품과 의류, 술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상적으로 팔리던 제품들도 온라인 구매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쇼핑업계의 환호는 배송업계의 우려로 연결됐다. 당장 추수감사절이 낀 명절이 지나면 집마다 배송해야 할 제품들이 산더미로 쌓이기 때문이다. 다가올 크리스마스에 따른 2차 배송 대란도 문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키어니의 마이클 브라운 소비재유통 담당 파트너는 “현재 업계는 코로나19와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소매 창고 안에서 벌어진 문제”라며 “과연 이들이 가능한 한 빠르고 고르게 물건을 배송할 준비가 돼 있는지가 문제”라고 짚었다.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 업체 세일스포스닷컴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내달까지 휴가 시즌에 몰려 있는 출하량은 전 세계 출하능력의 5%를 초과한 상태다. 수치로는 7억 개의 물건이 배송 지연의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업계는 쌓인 배송품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배송 인프라를 넓힐 순 없다는 입장이다. 비수기 텅 빈 창고를 유지할 능력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송 데이터 분석 업체 쉽매트릭스의 새티시 진델 물류플랫폼 총괄 사장은 “누구도 그렇게 규모를 빨리 늘릴 순 없다”며 “‘일요일 부활절을 위해 교회를 짓지 않는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교회가 크지 않더라도 수용 인력은 늘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CNBC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매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쇼핑 기대치를 관리하려 한다고 전했다. 당장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소비자들에게 배송 지연 가능성을 알리고 배송 일자를 여럿으로 나누려는 움직임이다.
실제 캐주얼 브랜드 기업 아베크롬비앤피치는 12월 4일까지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문할 것을 공고한 상태이며, 가구 체인점 웨스트엘름 역시 고객 이메일을 통해 선주문을 권유하고 있다.
프랜 호로비츠 아베크롬비 최고경영자(CEO)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12월 4일 몰려들 배송을 가능한 매장 픽업 방식으로 전환 유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