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이전 최고치까지 불과 7% 가량 남겨둔 1만9511달러까지 치솟았으나 갑자기 14% 급락하며 최고치 경신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12월 1만978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가상화폐 관련 새로운 규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전날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한 새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재무부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임기 종료 전 가상화폐 개인지갑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밀어붙일 것이란 소문을 들었다”면서 “이것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 돌고 있는 소문이란 미 재무부가 매우 엄격한 정보 수집 규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지갑에 가상화폐를 보관하는 이용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려 한다는 것이다.
해당 규제에 대해 업계는 가상화폐의 근본정신인 '익명성'을 해치는 것으로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가장 강력한 타격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인 넥소의 안토니 트렌셰브 매니징 파트너는 “트럼프 행정부가 가상화폐를 단속할 수 있다는 소식이 가격 폭락에 불을 붙였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의 추락에 다른 가상화폐 가격도 동반 폭락하며 시장의 실망감을 그대로 반영했다. 이더리움은 13%, 리플은 20% 각각 떨어졌다.
가상화폐 가격 전망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하루에도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가격 변동성에 지난 2017년 광풍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바닥으로 추락, 3122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규제 소식에 급락하는 모습도 비트코인이 여전히 변동성이 큰 자산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이달 들어서만 40% 이상 올랐고 두 달 만에 75% 뛴 데다 3월 최저치 기준 260% 가량 치솟은 비트코인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옹호론자들은 무엇보다 가상화폐가 주류로 들어왔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CME그룹부터 민간 투자업체 피델리티까지 암호화폐들을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세계최대 온라인 결제·송금 서비스 업체 페이팔이 가상화폐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페이팔 사용자들은 가상화폐 거래는 물론 내년 초부터는 물건 구입 시 결제도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투자자는 물론 기관, 억만장자들까지 가상화폐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 약달러에 대한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가상화폐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