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5조1359억 원으로, 1998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9일에는 전일 대비 1조7309억 원 줄어든 63조4050억 원을 기록하며 2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새로운 투자처로 유입됐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새로운 수급 주체로 떠오르면서 개미군단 자금 방향은 증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0일 기준 코스피지수가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는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고점 매수에 대한 부담감도 커진 상황이다. 이달 2일부터 20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5조636억 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투자로 차익시현에 성공한 개인 자금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공모주 투자에 유입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대어급 IPO(기업공개) 이벤트는 끝났지만, 공모주 제도 개편으로 내년부터 개인 투자자 참여 기회가 늘어나서다. 이에 기업공개 준비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는 분위기다.
연말 상장 확정기업으로는 하나기술, 제일전기공업, 앱코, 엔에프씨, 포인트모바일 등이다. 이어 클리노믹스, 명신산업, 엔젠바이오, 인바이오, 티엘비, 에프앤가이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알체라, 엔비티, 지놈앤컴퍼니, 프리시젼바이오, 석경에이티, 와이더플래닛 등이 심사승인을 마쳤고, 늦으면 내년 초 상장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 절차 중인 기업은 레인보우로보틱스, 뷰노, 선진뷰티사이언스, 솔루엠, 시앤투스성진, 애니원, 핑거, 나노씨엠에스, 네오이뮨텍, 디앤디파마텍, 라이프시맨틱스, 래몽래인, 바이오다인, 시큐센 등이다.
내년 IPO 대어로는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이 거론된다. SK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 SK IET 등도 상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크래프폰, LG에너지솔루션, 원스토어 등 수조 원대 기업들이 상장 의사를 밝힌 상태다. 유니콘 기업 야놀자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공모주 개편안 방향도 개미 투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기업공개 과정에서 개인투자자에 배정되는 공모주 물량이 기존 20%에서 30%까지 늘어나게 된다. 일반 청약 물량 중 절반은 청약자간 똑같이 나누거나 추첨 방식으로 배정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 전략은 상장 후 당일 매도해 단기간에 차익실현을 남기는 게 대다수”라며 “하반기 청약 경쟁률이 심해지면서 ‘공모주는 무조건 이득을 얻는다’는 학습효과가 생겼지만, 투자 기회가 열리면 이같은 광풍은 사그라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