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항공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결정했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진그룹이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한 이후 첫 공식 석상에 나온 것이다.
조 회장은 “산업은행에서 먼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향을 물어봤을 때 바로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며 “여러 차례 만나며 오랜 기간 이야기하며 진행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 과정에서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가족들과의 충분한 상의를 거쳤다며 “가족들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인수할 수 있었다”며 “가족과의 갈등은 계속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양사 합병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계획이 없다”며 “모든 직원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서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중복된 인력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확장성을 고려하고 노선과 사업을 확대하면 현재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사 5개 노조의 인수 반대에 대해서는 “우리 노조와 바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상대측과 대화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최대한 빨리 만나서 상생할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가격 인상 등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조 회장은 “일각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고객들의 편의를 해치거나 가격 인상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자산을 매각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비판하고 있는 3자 연합의 대응 계획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날 대한민국과 미국의 재계 교류를 통한 양국 우호 증진에 이바지한 공로로 한미재계회의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조양호 회장은 살아생전 적극적으로 양국 경제계 가교 역할을 수행해 두 나라 간 상생발전과 우호증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총회장에서 공로패를 대신 받은 조원태 회장은 “한국과 미국의 재계를 대표하는 기구인 한미재계회의에서 선친의 공로를 인정해 감사하다”며 “선친이 한미 재계 교류와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신 일들과 정신을 잘 계승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