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은 2019년 7월부터 특허권 침해행위가 고의적일 때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시행 중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벌어지는 특허침해 손해배상액이 너무 적어서 국내 기업들끼리 특허분쟁이 생겨도 미국으로 먼저 달려가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입법이다. 당장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만 해도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이은 특허침해 소송이 미국에서 먼저 벌어지고, 뒤이어 한국에서도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피해자가 손해액을 증명해야 하는데 그 액수를 정확히 밝혀내기가 쉽지 않아서 특허법에는 손해액 대신 상대방이 얻은 이익액의 제시를 허용하는 규정이 있다. 여기에 더해 특허권자의 손해액이나 침해자의 이익액을 증명하지 않더라도, 그 특허발명의 실시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청구할 수 있게 하였다. 종전에 ‘통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 되어 있어서 충분한 보상이 되지 않던 내용을 보완하여 사례별로 구체적인 정황을 고려하도록 한 것이다.
2020년 12월부터는 종전에 허용되지 않던 특허권자의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범위에서도 추가로 실시료를 청구할 수 있게 하였으며, 이때도 실시료 계산을 ‘합리적 실시료율’로 계산할 수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민사배상을 강화한 데 이어 특허권 침해의 형사적 처벌인 침해죄 역시 특허권자가 고소해야 되는 ‘친고죄’에서 특허권자의 반대가 없으면 처벌 가능한 ‘반의사불벌죄’로 바꾸었다. 앞으로는 고소가 없어도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특허법은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형사처벌 강화로 뒤늦게나마 특허 중시를 향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상법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고의 또는 중과실로 손해를 가한 경우에 5배까지 배상책임을 부과하므로 특허침해품의 ‘영업행위’에도 상법을 적용한다면 특허권은 더욱 두텁게 보호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