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6~20일) 뉴욕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이와 백신 개발 동향이 시장을 좌우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17일 예정된 10월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와 미국 정치권의 신규 경기부양책 협상 진전 여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미국 증시는 대선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데다가, 지난주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 9일 3상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94명의 코로나19 감염자를 분석한 결과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최소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백신을 기대해 왔었는데, 이를 크게 뛰어넘는 효과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백신이 나오고, 이로 인해 경제활동이 내년에는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에 널리 퍼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을 개발 중인 또 다른 제약사 모더나도 조만간 3차 임상시험에 대한 중간 평가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 앞서 모더나는 지난주 “임상 결과를 검토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미국의 감염병 전문가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약 일주일이면 검토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더나의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는 한층 더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악화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커다란 불안요소로 작용하면서, 백신 개발 기대감에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하면서 사실상의 ‘3차 유행’이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하루 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가 18만 명을 웃도는 등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주 정부는 다시 봉쇄령을 발동하고 있다. 미국 남서부의 뉴멕시코주는 이날 16일부터 30일까지 비필수 업종의 영업 중단 등을 포함한 자택 대피령을 발령하기로 했으며, 서북부 오리건주도 18일부터 기업 근로자의 재택근무를 의무화하는 ‘2주 동결’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한다면 가까스로 회복세를 걷고 있는 미국 경제는 또 발목을 잡힐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주에는 미국 경제의 ‘주요 버팀목’으로 불리는 소비 관련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17일로 예정된 10월 소매판매는 이번 주 미국 증시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 소비는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소매판매 추이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만약 소매판매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시장의 불안감은 커질 것이고, 반대라면 주식시장이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월마트와 홈디포, 메이시스 등 주요 소매업체들의 3분기 실적도 이번 주 발표된다.
대선이 끝난 시점인 만큼 미국 정치권이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신규 부양책 협상에서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만 현재까지 여야는 서로 부양책 규모를 두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번 주에는 16일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의 연설이 예정됐으며, 다음 날인 17일에는 △10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10월 수출입물가 △월마트와 홈디포 실적 등이 발표된다. 18일에는 10월 신규주택착공 및 허가 건수가 나오며,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연설과 엔비디아, 타깃 등의 실적 발표도 예정됐다. 19일은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 △11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캔자스 연은 제조업 지수 △10월 기존주택판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연설 △메이시스 실적 등이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