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분기 성장률 반등, 경제회복 불씨 살려야

입력 2020-10-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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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경제성적표가 깜짝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전 분기 대비 1.9%로 1, 2분기의 역성장을 딛고 플러스로 돌아섰다. 국내외 투자은행(IB)들이 전망한 최대 1.7% 성장률보다 높다.

그럼에도 V자 반등으로 보기는 힘들다. 한은도 같은 진단이다. 우선 2분기 성장률이 -3.2%로 큰 폭 마이너스로 후퇴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 일단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올 들어 2분기 연속 이어졌던 뒷걸음질을 멈췄다는 의미가 있다. 수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주요국 경제의 셧다운(일시폐쇄) 조치가 완화하면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산업 중심으로 3분기 수출이 2분기보다 15.6%나 늘었다. 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해 쏟아부은 재정의 기여도 작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제운용에 자신감을 갖는 것 같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수출 주도로 성장세가 반등하면서 경제정상화를 위한 회복궤도에 진입했고, 위기극복의 기대감도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점치기에는 성급하다.

3분기 경제성적의 호전에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기는 여전히 어렵다. 한은은 8월에 우리 경제의 올해 GDP 성장률을 -1.3%로 내다봤다. 4분기에 전 분기보다 0.0∼0.4% 성장하면 전망치에 근접한다. 그러나 3분기의 양호한 실적과 비교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성장의 버팀목인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 어둡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추세가 뚜렷하다. 미국의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고, 유럽도 다시 경제봉쇄를 추진하고 있다. 수요의 급격한 감소로 시장 여건이 악화할 공산이 크다. 국내의 코로나19 고삐는 잡혀가고 있지만 겨울이 다가오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간소비 회복세 또한 약하다. 한은의 성장률 집계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8월 말의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로의 강화가 3분기 성장률을 0.4%포인트(p) 낮춘 것으로 추정됐다. 유례없었던 태풍 등의 기상재난에 따른 피해 추정치 -0.1∼-0.2%p보다 크다.

모처럼의 경기회복 불씨를 살리는 정책수단의 동원이 시급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10월(84.6)보다 크게 높아진 99.5로 나타났다. 기업의 체감경기가 나아졌다. 그러나 내수 전망치(98.9)는 좋아졌지만 수출(91.0), 투자(90.4)는 미진했다. 코로나19 위기와 미중 무역갈등 등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 이제는 추경 편성으로 경기를 떠받치는 재정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재정과 통화정책 자체가 한계에 부딪쳐 있다. 기준금리는 이미 실효하한에 근접했고, 재정을 더 풀 여력은 없다. 기업투자를 살리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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