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택배 업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과중한 업무를 호소하며 택배 기사들이 연이어 숨졌는데도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노총 서울ㆍ경기본부와 전국택배연대노조, 진보당은 24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택배회사들이 노동자 과로사에 책임을 지고 장시간 노동을 개선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12일 사망한 한진택배 노동자는 무려 새벽 4시 28분에 '저 너무 힘들어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라며 "그런데도 한진택배는 심야 배송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없이 면피용 사과문만을 내놓았다"고 했다.
이어 "쿠팡 역시 고인이 '택배기사가 아니다'라는 말로 변명할 뿐 살인적인 노동시간과 열악한 근무환경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서울 강북구에서 근무하던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서울 동대문지사 소속 한진택배 택배기사, 경북 칠곡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해온 20대 일용직 노동자 등이 연이어 숨졌다.
이들 단체는 CJ대한통운이 22일 공식 사과와 함께 4000명의 인력을 분류작업에 투입하겠다는 재발 방지대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많은 택배회사가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박석운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구조를 고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또 어떤 희생자가 나올지 알 수 없다"라며 "분류작업에 별도 인력을 투입하고 택배기사 전원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