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현준 효성 회장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3일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회장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조현준이 거액의 손실을 보게 되자 계열사에 이를 전가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범죄”라며 “효성그룹에 대한 지배력도 유지되고 있어 재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신주 배정을 시가보다 높게 한다고 배임으로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한 데 대해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칼로 찌르면서 의도가 없었다고 하는 궤변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2013년 7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상장 무산으로 외국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투자지분 재매수 부담을 안게 되자, 그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대주주인 GE로부터 주식가치를 11배 부풀려 환급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로 인해 GE는 약 179억 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GE와 관련한 179억 원의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유상감자 당시 GE 주주들에게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 회사의 재산 보호 임무를 위배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회사가 주주 평등 원칙에 따라 동일한 비율로 유상감자를 할 때 회사의 재정 상황에 비춰 과도한 자금이 유출되는 등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지 않는 한 신주 배정을 시가보다 높게 정했다고 해서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