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정상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가 상장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틀 째였던 16일 22.29%의 급락세에도 간신히 지켰던 20만 원 지지선도 무너지며, 반등의 기대감은 무너뜨렸다. 주가는 맥없이 흐르고 있지만, 대주주와 기관의 의무 보유 기간 해제 '시한폭탄'까지 기다리고 있다.
19일 빅히트는 전 거래일 대비 1만3000원(6.48%) 하락한 18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빅히트 주가는 장 초반부터 내리막을 그리며 19만500원(전 거래일 대비 4.99%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줄이는 듯했지만, 오후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장 3일 만에 첫날 기록한 최고가 35만1000원의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이날 장 시작 전 하나금융투자와 현대차증권이 빅히트의 12개월 목표 주가를 각각 38만 원, 26만4000원을 유지한다는 보고서를 공개했지만, 주가를 받쳐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매출액이 4000억 원이면 하락한 현 주가 수준이 매우 적정하다"며 "5000억원 내외면 하반기만 1000억 원, 2021년 은 약 2000억 원을 과소추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5000억 원에 근접한다면, 2021년 컨센서스 매출액(1조200억 원)은 반드시 상향될 것"이라며 "빅히트의 실적이 너무 과소 추정돼 비싸 보이기 때문에 주가가 부진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빅히트는 앞서 상장했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과는 다른 주가 행보를 보이고 있다.
7월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 기록 후 상한가 기록)'을 포함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9월 10일 카카오게임즈는 첫날 '따상' 포함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시초가 대비 현재 주가를 놓고 봐도 주가가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SK바이오팜의 이날 주가는 15만 원선으로 공모가 4만9000원의 세 배 수준을 지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도 4만5000원 수준으로 공모가 2만4000원의 두 배 수준이다. 반면 빅히트는 상장 첫날 공모가 2배 밑으로 떨어졌다.
빅히트의 기관 의무 보유 확약이 아직 풀리기 전이란 점은 대형 악재로 지목된다. 빅히트는 15일 확약 물량 20만5463주(표 참고)와 1개월 확약 물량 132만2416주를 등 한 달 내 35%가 넘는 기관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도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하던 주식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주가 하락의 도화선이 된 바 있다.
문제는 현재도 외국인과 기관계 물량이 시장에 풀리고 있다는 점이다. 빅히트는 상장 첫날 외국인과 기관이 총 674억 원어치, 둘째 날 284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날에도 100억 원이 넘는 외국인과 기관 물량이 쏟아졌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물량을 개인이 사들이는 셈이다.
성장 잠재력 대비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적정 주가를 16만 원(12개월)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쏘스뮤직과 올해 6월 플레디스를 인수하며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BTS의 매출 의존도는 80% 수준"이라며 "빅히트에 업계 1위 프리미엄을 적용하더라도 타사 대비 30% 이상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