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미국에 데인 중국, ‘첨단기술 수출규제법’ 맞불

입력 2020-10-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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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물자와 첨단 기술 수출로 국가 안보 해칠 수 있는 경우 당국이 금지하는 것이 법안 골자
전인대 상무위 17일 통과 예정…내년부터 시행

▲미국이 제재를 가한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과 메신저 앱 ‘위챗’이 보인다. AP연합뉴스
▲미국이 제재를 가한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과 메신저 앱 ‘위챗’이 보인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수출 제한 거래 목록인 일명 ‘블랙리스트’에 호되게 당한 중국이 비슷한 성격의 법안 통과로 맞불을 놓는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17일 전략물자와 첨단기술 수출 규제법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통과되면 내년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

법안의 골자는 기업이 전략 물자와 첨단 기술을 수출할 때 국가 안보를 해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당국이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외 투자 기업을 포함한 모든 중국 기업이 대상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어떤 국가가 수출 관리를 남용해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경우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법안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수출 제제를 통해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를 비롯한 동영상 공유 앱 ‘틱톡’과 메신저 앱 ‘위챗’ 등 중국 IT기업을 궁지로 몰아 넣은 데 대한 맞불 성격인 셈이다.

칭런 글로벌로오피스 파트너는 “중국이 미국에서 배웠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작년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목록에 올리면서 미국 기업들이 수출 등 거래를 하려면 사전 승인을 얻도록 했다. 사실상 화웨이와의 거래를 금지한 것이다. 올해 8월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숨통을 마저 조였다. 화웨이가 기존 제재를 우회해 반도체를 조달하고 있는 것을 완전 차단하기 위해 제재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이에 따라 9월 15일 자정을 기해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하는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은 화웨이에 사실상 반도체를 수출할 수 없게 됐다.

올해 8월에는 틱톡, 위챗 등 중국산 앱의 미국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은 우려곡절 끝에 미국 오라클이 인수자로 낙점됐지만 인수 향방은 안갯속으로 빠져든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기업이 틱톡 지배권을 확실히 가져간다는 보장이 없는 한, 잠정적 승인을 철회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중국이 미국에 맞불을 놨지만 수출규제법안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가이며 여기서 상당한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는 만큼 법안 남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상무부 산하 연구그룹의 메이신여우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이미지가 중요하다”면서 “중국은 수출 규제의 범위를 마음대로 늘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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