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민연금 제도개혁에 국회가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 대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의 개혁 필요성은 여야 모두 공감할 것으로 믿는다”며 “국회 차원에서 논의하고 방향을 주면 공단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야·정이 합의한 사회적 기구를 만들어서 국민연금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정부가 연금제도 개선방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어떻게 보면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위한 기초, 토대는 마련된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며 “이제 어떻게 국민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느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답했다.
이날 국감은 스튜어드십코드로 대표되는 주주권 행사, 최근 문제가 된 공단 직원의 대마초 흡입, 기금운용 등 다양한 현안이 다뤄졌다.
먼저 공단 기금운용역 4명의 대마초 흡입과 관련해선 “일부라고 인식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단 내부에 부조리의 싹이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샅샅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직쇄신단 중심으로 전방위적 쇄신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연말 이전에라도 가능한 것을 먼저 실행하고 연말까지 실행력 있는 대책을 마련해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비위 문제와 관련해선 “공직에서 완전 배제될 수 있도록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각 분리하고 심리치료나 유급휴가, 법률지원서비스 등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을 임대주택 투자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는 7월 복지위 회의에서도 다뤄졌던 문제다. 당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3년 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당시 논쟁이 있었다가 가라앉았다”며 “적절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기금을 국민임대주택 건설에 투자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선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적연금이 중·단기적인 투자에 치우쳐져 있는데 적정 수준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는 주거안정에 투자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을 남겨 기금이 안정돼서 좋고 국민 주거 안정을 통해 저출산을 해결해서 좋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출산율을 높여야 하고 결혼도 많이 하려면 주거 문제가 가장 ‘키(key)’ 요인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며 “다만 국민연금의 큰 정책을 바꾸는 일이어서 부처 간 논의가 필요하고 (과거에도) 논란이 많았는데 다시 한번 돌아보고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국민의 기금이고 자산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난 정부 주주권 행사 과정에서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개선해서 명확한 규정에 따라 절차를 투명하게 하려고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연금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 주주권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국민연금의 지배구조에 대한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기금조성엔 참여하지 않으면서 운용위원회를 통해 사실상 (국민연금을) 지배하고 있고 보유주식을 활용해 기업경영에 개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이사장은 “운용위원회에는 노동조합도, 사용자 대표도 다 들어가 있다”며 “운용위원회가 정부 입장에 따라 흔들리는 등 독립성에 의문이 있다고 하면 그분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최근 책임투자 강화나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우려를 줬는데, 주주권 행사는 최소한도에서 투명한 절차에 따라 하고 결과는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