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전 거래일보다 7.36%(3900원) 떨어진 4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인 지난달 10일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을 기록하며 6만1000원까지 치솟은 뒤 5만 원 밑으로 내려간 건 전날이 처음이다.
이같은 하락세는 기관이 이끌었다. 기관은 전날 카카오게임즈의 주식 256만9066주를 내다 팔았다. 상장 이후 전 거래일까지 팔아치웠던 총 167만 주보다 90만 주가 더 많은 물량이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435만9000주가 1개월 의무보유기간을 끝내고 전날부터 시장에 쏟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당 물량은 기관이 카카오게임즈 공모 당시 받았던 총 1127만 주 가운데 38.6%에 달한다.
1127만 주 중 309만 주는 상장과 동시에 유통됐지만, 나머지 818만 주는 상장일로부터 15일에서 6개월까지 의무 보유 기간이 설정돼 있다.
하루만에 256만 주가 쏟아졌지만 의무보유기간이 끝난 주식이 179만 주 가량 남아있기 때문에 이 물량들이 추가로 나올 경우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횡보 양상을 보이고 있고 거래량도 상장 초 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수백만 주가 한꺼번에 풀릴 경우 주가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날 거래량만 633만 주가 넘어 전 거래일의 6배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주가는 급락했다. 기관이 내놓은 물량을 개인이 대부분 받아간 모양새다.
특히 두 달 뒤인 12월에도 258만1680주의 기관 보유 물량이 풀릴 예정이라 주가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분간 카카오게임즈의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공모가(2만4000원) 대비 수익률이 여전히 100%를 웃돌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3만~4만 원 선으로 전망하고 있는 만큼 기관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의 경우 지난 5일, 3개월짜리 기관 보유 주식 170만 주가 풀리면서 주가가 상장 이후 최대인 10%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여전히 공모가 대비 100%를 넘고 있는 만큼 기관들이 물량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개인들이 받아내면서 전날도 추가 하락을 막았지만 기관이 물량을 또 내놓을 경우 주가 하락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