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전셋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한풀 꺾인 모양새이지만 임대차법(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시행과 가을 이사철,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 영향 등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하면서 수도권 전셋값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서울ㆍ수도권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0.65% 상승했다. 지난 2015년 6월(0.72%)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지난 5월까지 상승폭을 줄여오던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6월 0.35%로 다시 확대된 뒤 △7월 0.42% △8월 0.54% △9월 0.65%로 4개월 연속 오름폭을 키웠다.
특히 지난달 전셋값이 강세를 보인 건 인천과 경기도의 영향이 컸다. 8월에서 9월 인천 주택 전셋값은 0.17%에서 0.52%로, 경기도는 0.71%에서 0.85%로 상승폭을 넓혔다. 반면 서울은 0.43%에서 0.41%로 오름세가 한 풀 꺾였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달 0.95% 뛰며 상승률이 1%에 달했다. 인천과 경기가 각각 0.75%, 1.20% 뛰며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은 0.60% 오르며 전월(0.65%) 대비 소폭 줄었다.
감정원은 7월 말부터 시행된 임대차법과 가을 이사철 등의 영향에 전세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개발 기대감이 크고 교통 등 주거환경이 양호한 경기,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등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의 유입 역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주택종합 전셋값 상승률도 0.53%로 전 월(0.44%) 대비 확대됐다. 부산(0.25%), 대구(0.36%), 대전(1.01%), 울산(1.4%), 광주(0.18%) 등 지방 5대 광역시의 전셋값이 모두 올랐고, 세종은 한 달간 무려 5.69% 급등했다.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42% 올라 전 월(0.47%) 대비 상승세가 꺾였다. 부산(0.55%), 대구(0.72%), 대전(1.19%) 등 지방 5대 광역시가 일제히 오름폭을 키운 반면 수도권은 0.43%로 전월 대비 상승폭이 축소된 영향이다. 서울과 경기가 각각 0.27%, 0.60% 올랐지만 상승세는 꺾였다. 서울의 경우 25개 구의 상승폭이 모두 축소됐다. 다만 인천은 0.21%로 전월(0.19%) 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이는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갭투자를 차단한 6·17 대책에 이어 다주택자 세제를 강화한 7·10 대책, 수도권 공급 방안을 담은 8.4대책이 잇따라 쏟아진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까지 가세하면서 관망세가 짙어졌다고 감정원은 설명했다.
아파트값 상승세도 서울과 경기도가 각각 0.29%, 0.78%로 한 풀 꺾였다. 인천은 0.24%로 전월 대비 0.03% 포인트(P) 커졌다.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값은 0.80% 뛰었다. 8월 9.2%까지 뛰었던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달 4.5%로 상승률이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