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등의 간행물이나 식료품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 '구독'은 이제 자동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다수가 이용하는 이동수단을 꺼리는 분위기가 자리 잡으며 자동차 업계의 구독 서비스를 향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최소 1개월가량의 단기 계약을 맺고 차를 일시 점유해 이용하는 방식이다.
서비스 제공사가 차의 정비와 보험을 모두 책임지고, 이용자는 계약 내용에 따라 차를 바꿔 탈 수도 있다. 차량 소유에 필요한 세금, 보험료, 소모품 교체 비용 등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장기 계약으로 차 한 대만 이용할 수 있는 리스, 시간 단위로 차를 빌리는 카셰어링과 차이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월 월 구독형 서비스 ‘현대 셀렉션’을 선보인 뒤 올해 4월 서비스를 확장했다.
기존의 단일 요금제에서 벗어나 △베이직(59만 원) △표준(75만 원) △프리미엄(99만 원)으로 요금제를 다양화했고, 전동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는 특별 서비스도 내놓았다.
대상 차종은 6개(신형 아반떼ㆍ베뉴ㆍ쏘나타ㆍ투싼ㆍ그랜저ㆍ팰리세이드)로 확대하고, 고객들이 차의 다양한 기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 키, 스마트센스 등 신사양을 갖춘 중상위 트림을 제공하고 있다.
베이직 요금제는 2개 차종(아반떼ㆍ베뉴) 중 월 1개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표준 요금제는 4개 차종(쏘나타ㆍ투싼ㆍ아반떼ㆍ베뉴)을 월 1회 교체해 매월 총 2개 차종을 탈 수 있고, 사용자 1인을 추가할 수도 있다.
프리미엄 요금제는 6개 차종을 월 2회 교체하며 이용할 수 있고, 최대 2인까지 사용자 추가가 가능해 가족, 친구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기아자동차 역시 지난해 6월부터 시범 운영한 구독 서비스 '기아플렉스(KIAFLEX)’를 연장 운영 중이다.
방식은 교환형과 선택형으로 나뉜다. 먼저, 교환형 상품은 월 단위 요금 129만 원을 지급하면 △K9 3.3 터보 △스팅어 3.3 터보 △모하비 3.0 차량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매월 1회 차를 교체할 수 있다.
단독형 상품은 △K9 3.8 △모하비 3.0 △니로ㆍ쏘울 전기차 △K7 2.5 모델을 각각 월 단위 요금 159만 원, 109만 원, 87만 원, 88만 원을 지급하고 해당 선택 차량을 지속해 이용하는 상품이다.
특히, ‘기아플렉스’의 두 상품 모두 구독 차량과는 별도로 매월 1회씩 최대 72시간 동안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된다.
그렇다면 업계의 구독 서비스는 누가, 어떤 이유로 이용했을까?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 셀렉션'의 총 가입자 중 실제 누적 이용자 수는 225명이었다. 이용자 평균 연령은 43세로, 30~40대 비율이 76%에 달했다. 가입자는 20ㆍ30세대가 많았지만, 실제 이용자는 30ㆍ40세대가 많았다.
'밀레니얼 세대'가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요금 지급과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셈이다.
이용자의 56%는 구독 서비스를 사용한 이유로 '자유롭게 구독하고 취소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 현대 셀렉션의 평균 이용 기간은 3.2개월로, 단기간 이용자가 다수였다.
이외에도 이용자들은 △신차 구매 전 관심 있는 차량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50%) △서비스 이용 기간 내 원하는 차량을 교체해가며 이용할 수 있다는 점(28%)을 현대 셀렉션의 이용 목적으로 꼽았다.
구독경제라는 용어를 만든 기업 주오라(Zuora)에 따르면 구독 산업의 매출은 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S&P 500) 기업 매출보다 약 8배, 미국 소매업계 매출보다 약 5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동차 구독 서비스 역시 변화하는 소비 추세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맞물려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업계의 자동차 구독 서비스에 신규 가입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글로벌경영연구소는 "최대 차량 소비층으로 자리 잡을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는 '소유'에서 '이용'으로 변화했다"며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자산의 부족, 편의 추구, 다양한 경험 선호 등으로 구독모델에 개방적"이라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구독모델 시장이 지속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