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도 명절 자율휴무 논란…본사 “신청 점포 다 쉰다” vs 점주 “불이익 당할라”

입력 2020-09-24 14:39 수정 2020-09-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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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CU 빅2, 2400곳 추석 당일 휴무…가맹점 자율 맡겼지만 작년과 비슷

올 추석 당일(10월 1일) 편의점 GS25와 CU 점포 100개 중 8곳이 문을 닫을 전망이다. CU에 이어 GS25가 이번 추석에 처음으로 명절 당일 휴업을 가맹점 자율에 맡겼지만 휴무 점포 수는 지난 설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편의점 본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귀성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면서 매출 기대가 높아져 휴업 점포가 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가맹점주는 영업 지원금 삭감과 영업사원의 압박 등으로 휴무 신청이 사실상 쉽지 않았다고 하소연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추석 당일 문을 닫는 가맹점의 신청을 받았다. 신청 점포는 총 1100여 곳으로 모두 추석 당일 휴무에 돌입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업체는 올해 초 표준가맹계약서 개정안을 반영해 명절 당일 휴점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이 제도 도입 전에는 가맹점주가 지역영업본부와의 협의를 통해 명절 당일 휴무를 결정했지만 이번 추석부터 새로 도입한 ‘자율 휴무 신청 제도’를 통해 가맹점주는 점포내 전산시스템(POS)으로 신청만 하면 쉴 수 있게 돼 절차가 훨씬 간편해졌다.

올해 설날 1000여 점포가 당일 문을 닫았지만 올 추석에는 100곳이 더 늘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GS25의 3분기 예상 점포가 1만4500개인 점을 감안할 때 약 7.6%가 추석 당일 문을 닫을 예정이다. 지난 설에는 1만3918개 점포 중 1000개인 7.2%가 명절 당일 휴점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추석 명절 이동 자제 권고를 내리기 전인 8월 말 신청을 받아 실제 휴점 점포는 이보다 적을 것”이라면서 “휴무를 신청했더라도 경영주의 의사를 존중해 문을 열겠다고 하면 영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CU는 올 추석 당일 점포 1300개가 문을 닫는다. 이 업체는 지난해 8월 ‘명절 자율 휴무제’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지난해 추석에 처음 적용했다. 올해 설에도 1300여 점포가 신청해 전체 점포의 9.4%가 휴점했다. 하지만 올해 추석에는 점포수가 1만4550개인 만큼 비율은 약 8.9%로 줄어든다.

세븐일레븐은 이번주까지 명절 휴무 점포 신청을 영업 본부에서 받을 예정이다. 이마트24는 계약 시 영업일수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데, 신청만으로 한도 내에서 휴무를 결정할 수 있다. 이 업체는 지난 추석 4078개 점포 중 1446개(35.5%)가 문을 닫았고, 올해 설에는 1242개 점으로 전체(4488개)의 27.7%가 명절 당일 휴업했다. 이번 추석 역시 지난 설과 비슷한 수준으로 휴업할 것으로 보인다.

본사 “귀성 줄자 매출 기대감에 자율 오픈” vs 점주 “영업장려금 줄어 휴무 부담”

GS25와 CU 등 편의점 양대 메이저 업체가 가맹점의 전산시스템만으로 직접 본사에 휴무를 신청할 수 있는 ‘자율’ 시스템을 마련했지만, 실제 명절 휴무에 나서는 점포 수는 전년과 큰 차이가 없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본사 측은 올 추석 귀성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 편의점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하루라도 매출을 만회하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예상보다 신청이 적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가맹점주의 입장은 다르다. 가맹점 내 전산시스템으로 신청을 받아 영업사원에 직접할 때보다 개선된 건 맞지만 매출이 높은 점포의 경우 본사가 명절 당일 영업을 회유했다는 것. 한 가맹점주는 “자율이라고 했지만 추석에 쉰다고 했더니 본사에서 바로 직원을 보내 설득하러 와서 불이익을 당할까봐 영업하기로 했다”면서 “본사가 임대한 점포에서 영업하는 경우 눈치를 더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업 지원금이 줄어드는 데다 폐기 처분 식품 때문에 사실상 문을 닫기가 쉽지 않은 영업 환경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삼각김밥과 우유 등 유통기한에 따른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며 “영업에 따른 장려금도 삭감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휴무를 신청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통상 명절 당일은 상대적으로 매출이 높지 않고, 차례 등을 이유로 문을 닫는 점주가 많았지만 올해는 업황이 좋지 않고 귀성을 자제하면서 영업 여부를 저울질하는 점주가 늘었다”면서 “휴무를 신청했지만 영업을 할 수 있냐는 문의도 꽤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무를 신청한 점주는 모두 자율적으로 문을 닫게 했지만, 영업사원이 예상 매출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의사를 번복한 점주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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