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화학이 전지박ㆍ동박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업체 두산솔루스에 투자를 단행한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전기자동차 소재 시장에 베팅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정밀화학은 23일 스카이레이크 사모펀드(PEF)가 설립한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사 스카이스크래퍼 롱텀 스트래티직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2900억 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스카이레이크가 두산솔루스 인수를 위해 설립하는 펀드(PEF)에 기관투자가(LP)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두산솔루스는 동박, 전지박 외 OLED 디스플레이, 바이오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로, 스카이레이크가 이달 초 지분 53%를 6986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애초 롯데케미칼이 두산솔루스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경영권을 직접 확보하는 대신 롯데정밀화학을 통한 지분 투자 형식으로 두산솔루스에 투자를 하게 된 것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이번 투자에 대해 “투자 수익이 주목적”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스페셜티 소재 사업을 키우려고 하는데 그 방향성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협력 방안들은 검토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롯데정밀화학의 설명에도 시장에서는 반도체·OLED 소재로 쓰이는 전자재료 사업을 진행 중인 롯데정밀화학과 두산솔루스의 OLED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룹 차원에서도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등 계열사들이 전기차 소재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해당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전기차 소재 업체인 일본 히타치케미칼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하자, 이 회사를 인수한 쇼와덴코의 지분을 일부 매입한 바 있다. 롯데알미늄 역시 헝가리에 1100억 원 규모의 이차전지 양극박 생산 공장을 지으며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소재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업계에서는 롯데 화학 부문이 본격적으로 전기차 소재 분야를 육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LG화학과 화학업계 1위 자리를 엎치락뒤치락했지만,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앞서 나가면서 미래 먹거리를 제때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그룹 차원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우고 화학 계열사들도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물색해왔다.
결국, 이번 두산솔루스 투자로 전기차 소재라는 미래의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