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서비스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상품(제조업) 수출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더 많은 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금융, 보험, 의료 등의 수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3일 발표한 ‘한국 서비스산업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기여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0% 중 서비스 수출의 기여도는 0.5%p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상품 수출의 기여도는 0.2%p였다.
경제 성장 기여도에서 서비스 수출이 상품 수출을 앞지른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서비스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높아진 데에는 전체 수출 규모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줬다. 서비스 수출액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년간 확대되며 지난해 5.7%를 기록했다.
특히 서비스 수출은 양질의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 상품 수출보다 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수출이 국내 경제에 직ㆍ간접적으로 유발한 취업 인원은 2018년 170만7000명으로 총수출에 의한 취업유발인원 중 32.1%를 차지했는데, 이는 2015년 29.4%에서 2.7%p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상품 수출의 취업유발인원 비중은 70.2%에서 67.4%로 감소했다.
서비스 수출의 취업유발인원 중 상용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45.7%에서 2018년 48.6%로 증가해 고용의 질적 개선에도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직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 중 안정적으로 고용된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서비스 수출액은 여전히 상품 수출액의 2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임, 음악(K팝) 등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며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지만, 금융, 보험, 의료 등 부가가치가 큰 산업의 해외 진출이 여전히 더디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2019년 한국의 서비스 수출액은 1015억 달러로 5422억 달러를 기록한 상품 수출의 5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서비스업의 국제 경쟁력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수출액 순위에서도 상품은 세계 7위, 서비스는 세계 16위 규모로 9계단의 차이를 보였는데, 더 많은 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수출을 늘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서비스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인력 양성,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서비스 인프라 혁신이 우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서비스 기업의 해외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지원과 환경 조성 역시 필요하다고 했다.
심혜정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제의 확대, 한류와 K-방역으로 높아진 국가브랜드 등은 우리 서비스업의 해외 진출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보제공 강화, 비관세장벽 개선, 융합 서비스모델 발굴, 디지털 마케팅 지원 등 서비스기업의 해외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