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16일(현지시간) 8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소매판매가 정부의 연방정부의 실업수당 지원금 종료에도 4개월 연속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증가세가 꺾이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감했던 미 소매판매는 5월 18.2%, 6월 8.4%로 대폭 증가했다가 7월에는 0.9% 증가에 그쳤는데 8월은 더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 7월 소매판매는 당초 발표한 1.2% 증가에서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주당 600달러의 실업수당이 7월 말로 종료된 상황에서 8월 소비가 증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증가율의 계속되는 하락은 그동안 소비가 상당 부분 정부 경기부양책에 의존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실업수당이 만료된 데다 경제에서 비중이 높은 여행, 식품 등 분야에서 여전히 실업률이 높고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 회복의 동력이 소진돼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거스 파우처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업수당이 만료된 상태에서 소매판매 증가가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산업 내 승자와 패자가 더 분명해졌다. 고급 백화점 체인 로드앤테일러와 할인 매장 센추리21이 파산하는 등 의류매장과 백화점 매출은 감소한 반면 전자제품 전문점 베스트바이, 스포츠용품 체인점 딕스스포팅굿즈 등은 올여름 매출이 증가했다. ‘집콕’ 현상으로 관련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 8월 레스토랑, 술집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15% 정도 적은 수준이다. 반면 식료품 상점 매출은 전월 대비 1.6%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9% 증가를 보였다. 마이클 가펜 바클레이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의 축이 한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옮겨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비는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인 만큼 소비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