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 중 절반이 넘는 규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재택근무 근로자 업무 생산성에 대해 비교적 높은 평가를 내렸다. 코로나19 상황 이후에도 이전보다 재택근무 활용이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했다.
◇사무직 88% 재택근무…순환근무 제일 많아=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매출 100대 기업 재택근무 현황 조사'를 13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지난해 기준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 가운데 공기업 9개사를 제외한 기업들로, 응답 기업 수는 총 69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중 88.4%가 사무직 직군에서 현재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응답하지 않은 기업들까지 포함한다 해도 100대 기업 중 절반이 넘는 규모가 사무직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셈이다.
2.9%는 곧 시행 예정(계획 확정), 재택근무 시행 계획조차 없는 사업장은 8.7% 수준이었다. 다만 이 중 일부 기업은 3단계 격상 때 시행을 검토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생산직 근로자들의 경우 직무 특성상 재택근무 시행 기업은 없었으나, 필요할 때 연차휴가 외 별도 유급휴가를 부여하거나, 식사·휴식시간 조정, 휴게실·구내식당·통근 버스 밀집도 저하 등 감염병 예방을 위한 조치를 시행 중인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무직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기업마다 달랐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구성원을 2조 또는 3조로 나눠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교대 조 편성 등 순환 방식(44.4%)이었고, 재택근무 필요인력을 선별하거나 개인 신청 방식이 27%, 필수 인력 제외 전 직원 재택근무 시행이 15.9%였다.
◇기업 중 절반 “재택근무 생산성, 정상 근무 90%”=기업들은 재택근무 시 사무직 근로자들의 업무 생산성에 대해 비교적 높게 평가했다.
정상근무 대비 90% 이상이라는 평가가 절반에 가까운 높은 비중(46.8%)으로 나타났고, 17%가 70~89%라고 응답했다. 70% 미만이라고 평가한 비중은 10.6%에 불과했다.
재택근무 생산성이 정상근무 대비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재택근무 수용성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사 기업 규모 특성상 IT프로그램 활용, 업무‧성과관리 시스템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경총은 설명했다.
기업들은 근로자들의 생산성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소통 활성화를 위한 협업툴이나 메신저 등 ‘IT프로그램 활용 확대(77.6%)’ 방안을 가장 많이 채택했다. 근태 및 업무 진행 상황을 기록‧관리하는 프로세스 도입, 결과 중심의 성과평가 체계 강화 등의 ‘업무‧성과관리 시스템 강화(56.9%)’ 등의 보완책도 마련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해소된 이후 재택근무 활용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높게 나타났다. 응답 기업 중 절반이 넘는 53.2%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재택근무 활용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하였으며, 33.9%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다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재택근무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유연근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확산되기 위해서는 성과중심 인사관리시스템 구축과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 방식 개선 등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