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은퇴 이후에 대비해 금융자산을 쌓아가는 사람들에게 붙인 '금(金)퇴족'의 평균 금융자산은 1억2000만 원으로 나타냈다.
9일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가 30~55세 남성 금퇴족을 조사해 발간한 ‘100년 행복, 금퇴족으로 사는 법’ 보고서에 따르면 금퇴족의 평균 금융 자산은 전체 조사대상(9000만 원)보다 35% 많았다.
나이대별로는 △30~34세 6000만 원 △35~39세 1억1000만 원 △40~44세 2억 원 △45~49세 3억2000만 원 △50~55세 3억9000만 원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금융자산 규모는 늘어났다.
금퇴족과 일반인의 자산 규모는 40대부터 벌어졌다. 40대 초반 금퇴족의 금융자산은 전체보다 1억 원 이상 많다. 금퇴족과 일반인의 자산 차이가 5000만 원인 30대 후반과 비교해 그 차이가 2배 이상으로 벌어진 것이다.
금융상품 구성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금퇴족은 전 연령대에서 전체 보유 금융자산 중 60% 이상이 펀드·연금·신탁이었다. 이는 전체 평균보다 7~15%포인트 높은 수치다.
금퇴족의 주식 투자 비중은 40~44세, 펀드 투자 규모는 45~49세에 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40~44세 금퇴족은 일반 펀드와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을 통해 금융자산 중 15%를 주식에 배분했다. 이는 같은 연령대(6%)에 비해 9%포인트 높으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펀드 투자 규모는 45~49세가 평균 5900만 원으로 가장 컸고, 5800만 원의 50대가 그 뒤를 이었다.
부동산(주택연금)이 있다면 금퇴족의 범위는 확대됐다. 60세부터 부동산에서 월 65만 원(지난해 말 시가 3억1000만 원 주택연금 기준)을 확보하면 50~55세 금퇴족의 보유 금융자산은 3억9000만 원에서 2억2000만 원으로 하락했다.
센터는 현재의 소득 수준에 따라 금퇴족의 모습은 달라질 것으로 봤다. 50~55세 기준 금퇴족의 평균 금융자산은 소득수준에 따라 △1억5000만 원(월 300만 원 미만) △3억1000만 원(월 300~500만 원) △5억1000만 원(월 500~800만 원) △10억6000만 원(월 800만 원 이상)까지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했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소비 지출이 증가하지만 국민연금은 일정 수준 이하에서 머물러 직접 마련해야 할 현금흐름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조용준 행복연구센터장은 “금퇴족은 연금자산 규모가 크고 펀드 투자도 활발했다”며 “40대 초반까지 금퇴족이 될 기반을 마련하는 게 이상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연금자산을 지키고 금융투자를 실행하는 게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