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기업조사 업체 퀵 팩트셋의 기업 재무 데이터를 사용해 세계 상장사 약 4만4000개사의 최근 분기 순이익을 집계한 결과, IT 및 반도체가 약진한 반면 금융, 에너지, 자동차가 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화 및 탈탄소 추세가 가속화한 영향이다.
1위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로 순이익이 262억 달러(약 31조1300억 원)에 달했다. 애플 등 보유 주식의 평가 이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2위는 일본 소프트뱅크로 보유 주식 매각 등으로 이익이 증가했다.
이밖에 애플이 3위, 마이크로소프트(MS)가 4위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 공상은행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중국은행(BOC)이 나란히 5~7위에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8위를 기록했다.
알리바바그룹홀딩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알리바바는 67억 달러 순익을 올려 전년 동기의 43위에서 9위로 껑충 뛰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도 전년 동기 1600위권에서 41위로 급등했다. 12위에 오른 미국 유통 거인 월마트 역시 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달하는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10위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세운 지주회사 인베스터다.
한국은 삼성전자가 20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다.
기업의 디지털 변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대만 TSMC는 전년 동기 71위에서 23위로 뛰어 올랐다.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세일즈포스닷컴은 클라우드 서비스 호조로 38위를 차지했다. 미국 엔비디아도 데이터 센터를 위한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성장하면서 순위가 전년 동기보다 109위 오른 210위였다.
일본에서는 소니와 닌텐도가 게임 사업에 힘입어 각각 48위, 117위에 순위를 올렸다.
업종별로는 상위 1000대 기업 가운데 IT기업이 97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25개 증가했다. 반면 에너지는 165개에서 124개로, 자동차도 29개에서 13개로 줄었다. 도요타자동차는 17위에서 76위로 내려갔다.
분기 순이익이 10억 달러가 넘는 기업은 116개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12월에 비해 2배 많았다. 기업의 이익이 전체적으로 악화했던 당시와 비교해 코로나19 국면에서 기업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