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올해 2분기 해외매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2분기보다 19.8% 급감한 146조3000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연결기준 공시자료를 분석해 7일 발표한 결과 코로나19에 의한 경기 후퇴로 100대 기업의 2분기 해외매출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이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 한정되면서 전년 대비 0.65% 증가한 170조4000억 원의 매출을 거둔 바 있다.
이 결과는 올해 2분기 전체 수출이 전년 동기(1385억 달러) 대비 20.3% 감소하고, 전 분기(1302억 달러)보다 15.2% 감소한 1104억 달러에 머물렀다는 수출입은행 조사와 유사한 흐름이다.
업종별로는 전기ㆍ전자, 자동차ㆍ자동차 부품, 에너지ㆍ화학 등 3대 주력 업종 모두 해외 매출 부진을 겪었다.
전기ㆍ전자의 해외 매출은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온라인 교육 등 언택트 문화 확산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5.1% 감소한 71조 원을 기록했다. 자동차ㆍ자동차 부품은 폭스바겐, BMW, 벤츠, 아우디 등 주요 완성차 기업의 글로벌 생산라인 가동 중단, 세계수요 급감의 직격탄을 맞아 36.5% 급감했다. 에너지ㆍ화학 역시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제마진 약세, 국제유가 급락,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수요 급감으로 30.9% 감소했다.
해외매출 감소율을 주요 업종별로 살펴보면 글로벌 자동차 판매 부진에 따라 고수익 철강제품인 자동차 강판 수요가 급감하면서 해외 매출이 80.1%나 줄어든 철강업종이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이어 자동차ㆍ자동차 부품, 에너지ㆍ화학 등도 높은 해외매출 감소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에서 24% 줄어든 데 이어 미주와 유럽도 각각 12.6%, 1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지역ㆍ국가별 해외매출 실적을 공개하고 있는 상위 20대 기업의 대륙별 매출실적을 집계한 결과다.
다만, 삼성전자ㆍ현대차ㆍLG전자ㆍSK하이닉스ㆍ현대모비스 등 중국에서 매출을 공개하는 5대 기업의 현지 매출은 전년 대비 5.9%, 전기대비 19.6% 증가했다. 이는 2분기 중국 경제가 투자ㆍ소비ㆍ생산 등이 2∼3월 최저점을 기록한 뒤 빠르게 회복하면서 실질 성장률이 3.2%를 기록하고, 5월 21일 개최된 양회에서 5GㆍAIㆍ사물인터넷ㆍIDC 등 신형 인프라 투자 확대로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2분기 미국, 독일, 일본 등이 GDP 10~20% 규모로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경제회복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 등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여건이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인의 주요 교역ㆍ투자국에 대한 특별입국 확대, 현지 정부와의 적극적 협력 등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도울 수 있는 대외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